연민은 우리가 사랑과 가장 구별하지 못하는 감정이니까

다들 순진하다니까요

by 이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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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님, 커피 드시고 하세요.


선한 목소리. 여기 깊게 잠긴 곳까지. 나는 단번에 생각에서 빠져나와 수면 위로 튀어올랐습니다. 으음, 회사고 커피고 그냥 전부 찢어발기고 싶어요. 한창 포근하게 가라앉는 중이었는데. 요 즈음 나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이 안쪽에서 꿈틀거리는 폭력성이 그 첫째입니다. 자꾸만 부수고 파괴하는 상상을 일삼는 것…….


며칠 전에는 병운에게 전화해 욕설을 잔뜩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집을 멋대로 이사하니까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거 아니냐고, 이건 모두 네 탓이라고. 병운은 가만히 듣기만 하더니, 전화를 끊자 자신의 지금 집 주소와 미안하다는 말이 적힌 짧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거기에 또 한 번 미칠 것처럼 열이 올랐어요.


어쩜 이렇게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을까요. 부서지는 쪽이 나을 것만 같아요. 폭력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물론 압니다. 나는 근육도 없구요. 그치만 아름답잖아요……. 어쩌면 폭력성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낭만성 따위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걸지 모릅니다. 힘이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그걸 행사한다, 인간만이 그걸 좀처럼 못 견뎌하니까요.


인간성이란 것만이 언제나 비효율을 좇아 알 수 없는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나는 눈을 감은 채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신 뒤 뱉었습니다.


대리님, 괜찮으세요?


목소리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울립니다.


네, 찬우 씨. 가셔도 돼요.


나는 몸을 돌리지 않고 말했습니다. 찬우 씨는 네, 하더니 어쩔 줄 몰라하며 다음 커피를 나눠주러 갔습니다. 아, 못난 사람. 이 안쪽에 사는 끔찍한 것들을 밖으로 새어보내는 데에 맛이 들린 것 같아요.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물론 대부분은 모난 것들입니다. 어라, 이것도 혹시? 썩어들어가는 부위를 밖으로 내놓는 것도 친절일까요? 분명 전염병처럼 부패하는 냄새를 풍기겠지만……. 아니, 그래도 진실한 쪽이 친절과는 가까울 텐데. 어쩌려나.


수요일 오후 네 시. 따분해요. 모든 행동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나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달력을 봅니다.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어요. 나는 한 달이 넘게 이렇게 애가 타는 겁니다. 카페에서 튀어나올 때는 분명 편지 같은 건 필요없다, 그건 과거의 망령일 뿐이다 되뇌었는데. 며칠이 지나자 회사로 또다시 우편이 왔습니다. 다만 내 흔들리고 탁한 편지 같은 건 흔적이 없고, 깨끗한 다빈 씨의 글자만이 선명했습니다.


‘010-xxxx-xxxx.

연락 주세요.

언제든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다빈 드림.’


언제든. 나는 곧바로 종이를 팡팡 털었습니다. 기분이 상했다기보다는, 그냥……. 그냥 이런 건 범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의 편지를 인질로 잡는 행동 말이에요. 발신인도 수신인도 아닌 중개인이 개입해 있습니다.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이 사람이 지독한 변태인 것만은 분명해요. 나는 흥 소리를 내며 왼쪽 서랍에 그 봉투를 넣고 탁 하며 닫았습니다. 그러고는 이삼 주간 거들떠도 보지 않았는데, 만으로 이십 일째부터 손이 달달 떨리기 시작한 겁니다. 아무래도 점차 올라오는 나의 폭력성과도 관계없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언니의 평온하던 바다에 갑자기 외간 남자라는 배가 두 척이나 등장했네요.


송주는 갈색 소파 팔걸이 밖으로 다리를 흔들거리다 멈춥니다.


남자라고 부를 건 아니지. 그런 거랑 전혀 상관없는 거야. 한 명은 완전 애기고, 한 명은 거의…….


나는 하려던 말을 그대로 삼켰습니다. 그대로 뱉었다간 실망을 넘어 날 지독하게 원망할 것만 같았어요.


거의?


‘시체에 가깝지.’


나는 대답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끓였습니다. 오랜만의 토요일 아침. 일주일이 아니라 한두 달 정도만에 맞이하는 느낌입니다. 끓을 듯 뜨거운 물에 가루 커피를 넣고 테이블에 앉아 눈을 감습니다. 송주는 그런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어요.


아, 왜 이러지? 이제와서 그 편지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잊은 채로 잘 살았는데.

잘 산 게 아닌가보죠.


송주는 다시 다리를 흔드는데, 나는 그걸 꺾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그 옛날에 병운 오빠 귀에다 대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가 궁금한 거잖아요.

……그런가?

아니면, 그 때의 언니가 궁금한 걸 수도 있고.

아니, 그것도 그냥 난데 어떻게 그렇게…

아니면, 그 다빈이라는 남자에게 알 수 없는 흥미가 생겼다던가.

뭐?


말도 안 되는 소리. 송주는 그저 히죽 웃어요. 내가 노려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리만 열심히 흔들면서요. 그러다가 벌떡 상체를 일으키고는 이를 드러내며 묻습니다.


오늘 뭐 해요?

나야 뭐 없지. 간만에 나들이나 갈까?


그래. 이런 날이면 봄과 화해한 기념으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네? 저는 약속 있는데요. 지금 나가요.

또 그 남자 만나러 가지.

이따 봐요!


송주는 문을 쾅 닫고 나갔습니다. 창 사이로 햇살이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왔어요. 얄미운 것. 일정을 물어볼 때는 의도를 명시하도록 법이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설레게 만들어 놓고 발 빼지 못하도록요. 송주가 누굴 만나러 갈지는 얼추 알 것 같습니다. 준비하는 중에 콧노래를 흥얼대는 걸 보면요. 사랑 신봉자, 나는 송주를 꼭 그렇게 부르고만 싶습니다. 그 단어를 송주에게서 추출해 내면 비쩍 마른 해골처럼 될 거예요.


사랑은 질병이 아닐까. 몇 년동안 송주를 관찰하고 얻은 결론입니다. 삼 년쯤 전일까요? 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삼십 분 정도를 가만히 있더니 송주는 대뜸 말했습니다.


나 사랑하려구요.


어딘가에서 도망치려는 듯한 말투였어요.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당시 송주는 오 개월 가량 만난 남자친구를 저에게 막 소개한 상태였단 겁니다.


뭔 소리야. 뭐, 진환 씨가 훨씬 더 좋아지기라도 했어?

네?


송주는 잠깐 토끼눈을 뜨더니,


아니, 그게 아니라요. 헤어진다는 얘기죠.


하고 다급한 선언을 들이밀었습니다. 나는 마시던 커피를 그대로 내려놓고 송주를 빤히 쳐다봤어요.


새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겼어? 너 그거 진환 씨한테 엄청 실례야.

아이, 무슨 소리예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알아버렸어요.

뭘?

나, 애인을 사랑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몸을 뒤로 젖히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장난이라니. 송주의 입에서 이런 뻔한 말이 나오다니. 하지만 송주는 웃지 않았어요. 심각한 표정으로 어디 먼 곳을 보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정말이에요.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언니는 그래본 적 있어요?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요.


나는 민망하게 웃음을 멈췄습니다. 사랑을 해 봤냐니요? 갑작스럽지만, 눈을 위로 올리고 골똘하게 생각했어요.


글쎄……. 있는 것 같은데.

언니 사랑은 실명제네요.


송주는 배시시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습니다. 반달 모양으로 잘리는 눈동자. 송주 입에서 사랑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치만 그 상황은 좀 우스웠어요. 왜냐면 송주는, 송주는…….


이상하네. 난 네가 연애 멈춘 걸 한 번도 못 봤는데.


그런 겁니다. 연애라는 게 식사처럼 매번 챙겨야만 한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는데, 송주만은 좀처럼 혼자인 경우가 없는 거예요. 오해하지 말아요, 송주를 탓하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 나는 연애를 좋게 생각합니다. 연애가 무슨 결함도 아니구요, 또 그게 송주가 외로움을 타서라기보다는 따지자면 주변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혼자가 되면 다들 가만히 놔두지를 않거든요. 다들 누군가의 사진을 들이밀며 어떠냐고 묻는 겁니다. 그런 것도 연민의 일종일까요?


생각해 보면 오 년 전쯤 이런 일도 있습니다. 함께 마포 쪽 거리를 걷던 우리는 통창으로 된 음식점 안쪽에서 송주의 전 애인을 봤어요. 결별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된 남자였습니다. 문제는, 그 앞쪽에 처음 보는 여자가 앉아 있었다는 겁니다. 생글생글 웃는 게 아주 하얗고 귀여운 사람이었어요.


진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예요? 사랑이 이렇게 재생이 빨라요? 떼어내고 나면 그 자리에 상처가 지는 거잖아요.

얕은 상처인가보지.

아, 언니!


당연하게 그런 날이면 송주를 달래주는 건 나의 몫이었습니다. 물론 그래 놓고도 송주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기 심장을 재생시켜 한 살 어린 대학생을 데려왔어요.


사랑 없는 연애. 그런 식입니다.


아무튼 송주의 갑작스런 사랑 선언은 꽤나 의미있는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크게는 세 가지 정도의 변화가 있었는데, 첫 째로 나는 더 이상 송주의 연애를 목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는요. 송주는 늘 바삐 누군가를 쫓아다녔고, 한동안 매일같이 울었습니다. 가끔 술을 진탕 마시고는 이런 말을 중얼거리기도 하구요.


주변에서 재잘대는 사랑이란 것들 전부 다 못 믿겠어. 연애라는 단어 중 한 글자가 사랑이란 것쯤은 나도 알아요. 그치만 다들 순진하게 그걸 믿는 척이나 하고……. 그냥 겁쟁이면서. 자기를 똑바로 들여다 볼 용기도 없는 거면서.

너는 너도 모르면서 남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아니.


그럴 때마다 나는 우스꽝스런 조언자의 역할을 다 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송주가 남들을 대하는 시선이야말로, 그것이야말로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져 입이 근질거리곤 했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송주의 모습은 이전보다 확실히 건강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나는 연애를 좋게 생각하지만, 연애가 없으면 비명을 지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마침 그 즈음, 티비를 틀어도 휴대폰을 들어도 여기저기서 연애 프로그램이 튀어나왔습니다. 홍수 같았어요. 회사를 가도 그 남녀들의 얘기가 꼭 한 번쯤은 화두로 올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사람들이 남의 연애에 이렇게나 관심이 많다는 것에 놀랐어요. 나도 물론 휴대폰에 영상이 보이면 한 번씩 눌러 재밌게 보곤 했지만요, 그치만 사람들은 어쩐지 그런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그들을 통해 자신의 지난 날들을 보기라도 하듯 화를 내거나 울었어요.


‘연하는 연하 티가 안 나야 만나는 거죠.’

‘이런 식으로 대화하며 은근슬쩍 가스라이팅하는 사람 정말 피해야 됨. 내가 그래서 아는데 자존감 낮은 사람이면 정말 쉽게 당함. 다 자기 탓이라 생각해서 더 내가 싫어짐.’


그럴 줄 알면서 꼭 댓글창을 확인하는 나도 문제지만, 아무튼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나는 꼭 속이 답답하거나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인간의 관계라는 게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다들 연애라는 개념을 하나의 정답으로 빚어버린 것처럼 말했어요. 한 번은 송주에게 어떻게 생각하냐며 휴대폰 화면을 들이밀었습니다.


좋아라, 연애 공식들이 이렇게나 잘들 나와 있네.

송주는 낄낄 웃으면서 말했어요.

봐요, 다들 순진하다니까.


두 번째 변화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송주는 부단히 노력했어요. 이를테면 이 년 전— 봉사활동 중 만난 가을이라는 남자에게 송주는 틈만 나면 달려갔습니다. 그 남자는 창동역 근처에서 영상 제작 관련 일을 했는데, 당시 송주는 수원에 살았으니 한 시간 반은 넘는 거리였습니다. 송주는 몇 번이나 그 곳으로 달려가고, 심지어는 아직 학생인 주제에 본인 돈으로 비싼 음식을 대접하곤 했어요. 물론 연인은 아니었구요.그러다가는 또 대뜸 어느 날 종결을 선언했습니다.


왜 또? 너무 부담스럽대?

아뇨, 그건 아니고요. 더 이상 못 깊어지겠더라구요.

그게 무슨 말이야? 또 왜?

모르겠어요. 가을 씨가 갑자기 손을 잡고는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 때. 그 때 그냥 스위치가 꺼졌어요.


물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동안은 밤마다 그 이야기가 내 머리와 함께 침대에 누웠습니다. 사랑을 듣고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과, 또 사랑을 말하고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에 대해. 또 그 날의 대화 중에 열일곱 번이나 등장한 사랑이란 단어가 그때마다 다른 냄새를 풍겼다는 것에 대해서요.


연애 없는 사랑. 그런 식입니다.


송주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사랑의 대상으로 삼았어요. 오히려 그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늘 실패했기 때문에, 더욱 필사적이었습니다. 중독 증세는 연애에서 사랑으로 바뀐 것 뿐이지, 조금도 나아진 것 같지 않았어요. 나는 나쁠 것 없다 생각했습니다. 어딘가에 중독되어야만 좀 나으니까요. 그런 세상이니까.


그렇게 몇 번의 만남 후 잠자리를 가지고 끝나는 경우도(송주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봤다고 말하겠습니다),별다른 표현 없이 열 번이나 만남을 갖는 사람도 지나갔습니다. 길에서 전화번호를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가벼운 접근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준수한 외모에 말투도 다정했어요. 하지만 송주는 그를 꽤나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이 사람한테는 왜 이렇게 매몰찬 거야? 되게 잘 해줄 것 같은데.

몰라요. 마음이 안 가네.

진짜 혹시 몰라서 묻는 건데,


마주한 송주의 동공은 약하게 흔들렸습니다.


혹시 너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거야?


송주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무슨 소리예요. 그럴 리가…….


하고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단방향을 선호하는 것만 같은 송주의 사랑에 대해 의심을 거둘 수 없었어요. 송주가 고개를 숙인 채 중얼거렸습니다.


그런 건 그냥 상관이 없는 건데……. 고백이란 걸 빼앗기면 조금 분한 것도 같아요. 진실할수록요. 그 아찔한 순간은 둘 중 한 명만 누릴 수 있는 건데.

뭐라고?


나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사랑이 무슨 익스트림 스포츠도 아니고, 스릴을 즐길 거면 스카이다이빙이라도 하러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치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익스트림 스포츠나 연애나 비슷한 목표를 가진대도 딱히 문제될 건 없어 보였습니다. 노력으로 해결될 만큼 우리 마음이란 게 제어 가능하다면야 아픈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테지만, 노력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만큼 제어 불가능하다면야 심리치료 같은 건 다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요. 나는 송주 말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는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요. 사랑하고 싶다면 당연히 노력해야지. 쟁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가만히 앉아 그저 연애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말하면 뭐가 변하냐구요. 돈 벌고 싶으면 일을 해야지, 로또만 사나.


차분하고 싶으면 명상과 요가를 하고, 웃고 싶으면 코미디를 보고. 그런 겁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나은지 나는 거듭 고민해봤습니다. 사랑 없는 연애와 연애 없는 사랑 말이에요. 둘 모두 하면 좀 안 좋냐고 하시겠죠. 그치만 나는 둘을 동시에 경험해 보았는데도, 그런데도 그 기억이 어쩐지 그리 아름답게 남아있지 않았어요. 아무 말 없이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인 병운, 그 옆에 가서 말없이 기대는 나. 이대로 괜찮냐며 서로 쓰다듬는 우리. 결혼을 이야기하는 우리……. 결혼. 결혼? 그러고 보면 결혼도 마찬가지. 거기에 그 셋과는 아예 다른 느낌의 육체적 갈구까지. 작년 가을 나는 이촌 한강공원에서 송주에게 물었습니다.


사랑, 연애, 결혼, 섹스.

뭐예요, 갑자기?

뭐가 제일 어려울까?


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송주는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봤습니다. 삼십 초 정도 그러더니 하하하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어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궁금하잖아.

몰라요. 다 어려운데.

뭐가 제일 쉬운지는 확실히 알겠는데.

어, 저도 그건 알 것 같아요.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는데.


혼자서도 가능한 것. 우리는 분명 다른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네 개가 함께 가면 제일 좋은데. 주변을 보면 왜 그게 이렇게 어렵지. 꼭 뭐 하나가 빠져. 사랑 없는 연애, 연애 없는 사랑, 사랑 없는 결혼, 섹스 없는 연애, 결혼 없는 섹스, 또 뭐…….

뭐가 제일 아플까요? 걔네들 중에서.

음, 글쎄. 섹스 없는 결혼? 하하하.


나는 육체적 쾌락을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잠자리 같은 것과는 친밀하지 않다는 얘기예요. 그런데도 끔찍한 형상으로 그게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으, 싫어. 나는, 나는—


송주는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습니다. 눈빛은 어쩐지 조금 더 먹먹해졌고, 그러다가 괴로운 듯 잠깐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어요.


뭐, 다른 건 몰라도 직접 겪어본 건 확실히 아팠네요.


송주는 회색 후드 모자를 뒤집어쓰고는 목을 젖혀 하늘을 봤습니다. 나도 따라 자켓을 여미고 바닥에 누웠어요. 그날따라 먹색 하늘에는 별이 무수히 많은 것도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좀 웃긴 얘기인데, 아무래도 송주는 확실히 예전보다 이기적이었습니다. 구애 그 자체에 빠져버린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상대방으로부터 사랑받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였다는 얘기입니다. 저번 주에 들어서야 나는 이걸 눈치챘습니다. 받는 것이 연애이고 주는 것이 사랑이다, 이렇게 단순한 게 분명 아닐 텐데.


아마 나는 술에 꽤나 취해 있었습니다. 짜증나…… 염리동 같은 건 저리 꺼지라고 해…… 그 사람을 만나야지…… 아냐 내일 후회할 거야…… 그럼 더 못 참겠는걸…… 누구나 금기 앞에선 침을 흘리는 거잖아…… 듣자하니 찬우 씨에게 대충 이런 말을 지껄였던 날입니다. 회식을 마치고 여느 날처럼 아찔한 염리동의 골목길을 돌았어요.


현관으로 들어서자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창문이 열고 닫히며 끽끽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도 같고,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기도 했어요. 술이 조금 깨면서 털이 곤두섰습니다. 도둑이라도 들지 않은 이상 어떻게 이런 스산한 소리가 날 리가…….


방 문을 열어젖히자 텅 빈 소주 한 병이 바닥에 구르고, 침대 위에 송주가 무릎을 껴안고 앉아 있었습니다. 송주는 나를 흘깃 보더니 눈을 맞추고 몇 초간 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묻고 꺼이꺼이 소리를 내며 다시 눈물. 송주 발 옆에는 반쯤 마신 소주가 한 병 더 있었습니다. 아, 오랜만이었어요. 나는 말 없이 병을 피해 송주 옆에 앉았습니다. 멈출 수 없이 깔깔대며 웃었어요.


아하하하하! 이게 무슨 일이야. 누가 우리 토끼를 오랜만에 울렸어.

아, 하지 마요.


송주의 잔뜩 젖은 목소리. 송주. 한송주. 옛날과 같아요. 송주만은 완전히. 내가 말없이 웃자 송주는 다시 꺽꺽 소리를 냅니다. 나는 그대로 침대 위에 발랑 드러누웠어요.


맘껏 울어라, 맘껏. 다 쏟아내. 이런 쓰레기 같은 봄. 쓰레기 같은 밤이랑 낮. 회사랑 집.


나는 송주를 당기고 송주는 나에게 안겨 상체를 꿈틀대며 코를 삼킵니다. 나는 하루종일이라도 그러고 있을 수 있어요. 그럼 나는 다시 대학생이 되는 겁니다. 떠나간 시대의 냄새를 킁킁대면서요. 송주는 십여분을 그러더니 조금 진정된 모습이었습니다.


또 누구야. 의사라던 사람?

아, 그 사람 얘기가 끝난지가 언젠데요. 부모님 얘기만 한다니까요.

그럼 모르는 얘기네. 누군데 그래. 누군데 또 이 야들야들한 가슴팍을 찢어놨어.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대체 어딨어.


지난 주는 평범한 내가 창피해 욕지거릴 뱉었으면서.


몰라요, 나도. 잘 몰라. 어딘지 모를 회사에 다닌대요. 다정해요.

끝이야?

네.

송주야.

네?


나는 걱정되는 표정으로 송주를 봤습니다.


그것만으로 이렇게 좋아할 수가 있는 거야?

다정하다니까요.

아이고, 너를 어떡해야 되냐.

그럼 좋아하는 데 뭐가 필요해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분명 나도 그런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뜨끔한 기분이 들어 괜히 송주를 타박하듯 말했어요.


에이, 그래도 어떻게 생긴지는 알아야지.

나는 얼굴이란 걸 안 믿어요. 언니 얼굴이 언니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은 다정해요. 나는 그걸 분명히 알고 있어요.


송주는 다시 고개를 묻었습니다. 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는 즐거웠어요.


근데 왜 울고 있어? 너도 다정하잖아. 네가 뭐가 부족하다고.

저야 부족한 것 투성이죠. 아마도 언니가 갖고 있었던 것들. 지금은 뭔지 잘 기억나지 않는 것들.


갑자기 공격받은 나는 송주를 바라보며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송주에게 결여된 것은 과연 뭘까.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게 과연 뭘까. 내가 잃어버린 것은 과연. 인간성이라는 단어가 둥실 올라왔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습니다. 나는 송주를 꼭 껴안고 그 머리를 내 어깨에 뉘었습니다. 송주의 목소리가 어깨에서 목을 타고 뇌로 곧바로 전달됩니다.


불쌍해서 그런 것 같아요.

뭐가?

보고 있으면 너무 불쌍해서. 그래서 아픈 것 같아요. 매일같이 상처를 껴안고 쓰러지는 사람이라서. 혼자 숨는 사람이라서. 내가 거기에 있고 싶어요.

……원래 그런 거야?

연민은 우리가 사랑과 가장 구별하지 못하는 감정이니까.


송주의 얼굴은 참 신기하게 생겼습니다.


울던 사람 치고 과하게 논리적이네.

흉터가 없는 사람은 싫어요, 나는.


송주는 눈가 아래쪽이 반듯하게 젖어 반짝거렸어요. 어디서 우울증이라도 걸린 사람을 만난 건지……. 나는 송주의 얼굴을 들어 똑바로 쳐다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사람한테 마음을 얘기했어?

네.

뭐라고 했어?


송주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나를 똑바로 쳐다봅니다. 목표했던 대로. 멈춰서서 몇 초간 나를 똑바로 훑었습니다. 그리고는 새빨간 입술을 한번 꿈틀거리더니 왜 신났어요, 하고 나를 흘깁니다.


신나다니, 오해야. 내 새끼가 우는데 어떻게 신이 나나.

옛날 모습 같네요 진짜. 제가 울 때마다 옆에서 웃었잖아요.

기특해서 그래. 기특해서.

뭐라고 했겠어요. 좋아한다고 말했죠. 좋아하고 싶다고.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그 사람이 뭐랬는데?

이유가 뭐냐고 묻더라고요. 자기를 왜 좋아하냐고.

거참, 어려운 거 물어보네.

그쵸. 저도 잘 모른다고 했어요. 근데 아무래도 불쌍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마음이 자꾸 일렁거린다고요.

그렇게 말했다고?


그 때 나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안쪽에서 조금 화가 나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그게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나는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꼭 그렇게 다 말해야 돼?

진실이니까. 아니, 그러니까— 그러니까요.


송주는 잠깐동안 말이 없다가 중얼거립니다.


……그러지 말걸.


나는 이마에 손을 얹고 상상해 보았습니다. 송주가 안절부절 못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 떨리는 눈동자,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상대를 안아버릴 것 같은 모습으로. 아마도 상대는 운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에 울립니다.


진실한 고백의 문제는, 아무래도 상대에게 사랑받기는 글렀다는 점 같네.

기분이 많이 나빴을까요? 뭐라고 말해야 좋았어요? 괜히 상처를 준 건 아닌지…….

이미 말했는데, 뭐. 걱정해서 뭐해.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에요. 나는 사랑받는 데에는 관심없어요. 주는 거면 몰라도.


바닥에 있던 소주 병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들이켰습니다. 타는 듯한 촉감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갑니다. 송주는 미소가 낀 표정으로 나를 봤어요. 정말 오랜만에 우리는 동아리 방의 낡은 탁자 위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라면 꼭 나눴을 법한 대화와 표정들로. 이 여우의 탈을 쓴 토끼 같은 여자. 내 품에 안겨 쌕쌕대면서.


거짓말. 그런 말 나는 안 믿어.

왜요?

건강하지 못하니까.


나는 송주를 두고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습니다. 어쩐지 송주에게서 다빈 씨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신기한 하늘입니다. 늘 그렇듯 별은…… 별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야만 할 것 같습니다. 너무 까칠하게 대했나, 오래 기다려온 만남이었을 텐데. 나는 속으로 되뇌이고는 한참을 시꺼먼 곳을 보며 어떤 이름이 지나가는지 고민했습니다. 이름, 이름. 이름이란 건 대체 어디까지 힘을 갖는 걸까.


건강이 뭔데요. 나는 이게 더 좋은데. 더 좋은데에—


송주는 침대에 엎어져 소리를 질렀습니다.


글쎄, 아프지 않은 거 아닌가.

세상엔 왜 이리 슬픔이 많은 걸까요? 온 세상이 아픈 게 아니고서야…….


송주는 발개진 얼굴로 눈을 감고 중얼댔습니다.나는 잠깐 망설이고는 속으로만 되뇌었습니다. 네가 즐겁다는 말과 네가 아닌 누군가가 불행하다는 말은 완전히 똑같은 문장이라고. 인간은 정말이지 지독하게 상대적인 것밖에는 모른다고. 그러니 세상의 모든 즐거움은 누군가의 희생을 암묵적으로 달고 있는 거라고. 나는, 나는 슬픔을 모르는 사람을 미워한다고.



*



혼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다 리모컨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우는 남자의 모습. 채널을 돌려도, 또 휴대폰을 들어 영상들을 둘러봐도 여전히 연애 프로그램이 꼭 하나씩 튀어나옵니다. 삼 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인기가 많아요. 연애야말로 유행이 끝나지 않는 취미입니다. 모두가 질려하지 않는 취미.


가스라이팅을 당한다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가스라이팅을 쉽게 당한다는 것 말이에요. 좋아요가 이백 개쯤 달려 있었구요. 마음 아픈 일임은 분명합니다. 자기 자신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소개하는 것은요. 그치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자꾸 의심하게 되는 겁니다. 자존감이 낮다는 건 자기 자신이 아니라, 사실 남들을 미워하는 게 아닐까 하고.


누가 내게 자존감이 높으시냐고 물어본다면 모른다고 대답하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분명 나를 미워합니다. 세상의 다른 누구보다도 나를 가장 미워합니다. 그건 그저 그들보다 나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민은 우리가 사랑과 가장 구별하지 못하는 감정이니까.’


이상한 일이에요, 이런 때에 그 말이 생각나고. 송주가 그런 말을 한 뒤로 주변 사람들이 모두 불쌍해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만큼이나요. 뿐만이 아닙니다. 자기들끼리 증식이라도 하는 건지, 온 세상이 그저 이상한 것들로만 가득했습니다.


우선은 내가 이 주말 낮에 혼자 준비한 뒤 바깥으로 나왔다는 점이 그래요. 딴에는 참 큰 마음을 먹은 겁니다. 낮부터 술집을 향하는 사람들의 재잘거림, 지하철 옆 자리에서 업무 전화를 받던 사람의 도도한 걸음걸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었어요. 어쩐지 새로이 태어난 기분이었습니다. 우습게 생각되시겠지만, 다들 분명 나를 의식하고 있었어요. 내 눈치를 슬쩍슬쩍 보면서 연기하고 있었다는 말이에요. 세계를 가득 채운 이상함에서 당장 도망치고 싶은 맘은 굴뚝같은데, 집만큼은 절대 가기 싫었습니다. 어쩌자는 건지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책을 덮고 풀밭에 누워 나는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병운을 보러 가야 한다.’


그야말로 수상하고 끈적이는 결론입니다. 아무래도 병운은 내가 아는 가장 불쌍한 사람이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그를 궁금해하지 않는 거야말로 이 모든 이상함의 시작이었어요.


주섬주섬 짐을 챙긴 뒤 엉덩이와 등을 털었습니다. 하늘공원 뒤쪽으로 끝도 모르고 뻗은 한강과 높은 건물들. 이른 봄에 흐르는 포근한 물살. 해가 오늘따라 아쉬운지 주황색 미련으로 지나간 경로를 적셨습니다. 빌딩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등을 지고 덤덤하게 서 있습니다.


뭐라고 말하고 찾아가야 할까. 지나가다 생각나서 들렀어. 뭐, 거짓말은 아니니까. 밥은 먹고 사니? 저번에 몰골을 보니까 걱정돼서 말야. 뭐, 거짓말은 아니니까. 몇 주동안 너가 거슬려서 일이 손에 안 잡혔어. 뭐, 거짓말은 아니니까. 혹시 이혼했으면 너 자식은 있니? 뭐, 거짓말은…….


이 시간은 어쩐지 위험한 것 같습니다. 해를 줄곧 바라보니 눈을 감아도 초록색으로 빛이 났어요. 눈동자에 문신을 새겨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노을에도 중독되는 사람이 있으려나, 나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거리로 다시 내려왔을 땐 이미 어두웠습니다. 사람들은 마음놓고 신나게 취한 모습이에요. 밤이면 다들 좋아 보여요. 숨을 수 있으니까. 밤이 깊을수록 쉽게 부끄러운 데를 감출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다들 이렇게 웃나 봅니다. 그런데 그 중엔 분명 익숙한 웃음이 섞여 있었습니다. 저 멀리서요. 백 미터는 떨어진 것 같았는데, 그 콧대와 입꼬리는 분명 내게 매일같이 흘러들어오는 것이라 나는 알 수 있었어요.


한송주…….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침까지 함께 누워 조잘대다가도 마포에서 또 마주치는 걸 보면, 어지간한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걸음을 조금 재촉해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송주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옆에는 키가 큰 남자가 함께였습니다. 그 남자의 팔과 옆구리 사이에 애매하게 걸쳐진 송주의 손목이 말하고 있었어요. 저 사람이 바로 그 상처로 가득한 사람이라고. 사랑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는 연민을 생산해내는 그 우울한 사람.


나는 물론 그 남자가 궁금했습니다. 반쯤 가까워졌을까, 그 남자가 고개를 돌려 송주를 쳐다봤어요.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굳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만이 올라왔어요. 저 사람은 분명 익숙한 목소리로 매일 좋은 아침을 외치고 있는데……. 분명 아무 근심없이 사는 안정적인 마음가짐의 소유자일 텐데. 송주가 뭔가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찬우 씨는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송주를 내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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