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발적 찐따.
나의 일상은 여느 직장맘이 그렇듯이 직장과 집을 오가며 단순하게 생활한다. 엄마가 되고 나서는 대부분의 직장맘이 그렇지 않은가?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지난 10년의 시간은 기억에 남는 '나'의 삶은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다음 10여 년은 육체적인 노동에서는 약간 벗어나지만 아이들의 사춘기 시작과 함께 정신적인 노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농담처럼 나의 30대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마가 아닌 '나'에게는 그 어떤 초점도 맞추지 않고 생활했다. 그동안 아이들은 컸고 남편은 직장 생활에 충실했고 자기 계발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득 '나'는 왜?라는 생각과 함께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무리인 줄은 알지만 대학원에 등록하고 2년을 열심히 다녔다. 나에 대한 보상이었다.
어느 날 아들이 물었다.
'엄마는 왜 친구가 없어?'
'엄마는 왜 밖에 나가 안 놀아?'
'엄마는 왜 만나는 사람만 만나?'
'엄마는 우리 없이 여행 좀 가. 길~~~~~게.'
'엄마는 찐따야?'
라는 아들의 말에
'오잉?'
'엄마 진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대답하며 빵 터졌다. 남편도
'야 무슨 엄마가 찐따야~. 그냥 너네 돌보느라 그런 거지~.'
라며 어이없어했다.
언제나 편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둘째 아이의 '찐따'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이의 시각에서 보면 '찐따'같은가?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친구 만나러 나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약속도 잘 잡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도 우리 아이들이 다 아는 익숙한 몇몇만 만나는 엄마가 사회성이 부족해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엄마의 생활이 너무나 잘 예상되고 보였나 보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매일 같은 시간 출근과 퇴근 그리고 집안 일과 아이들 돌보는 것 외에 내가 무엇을 하나? 여행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하던 내가 변했나?
변했다기보다는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이런 루틴 있는 생활이 무척 편하고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나의 에너지와 체력을 나누어 쓰려면 집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기준이 세워졌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
혼자서 집에서 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그다음 나를 돌보거나 쉬려면 자발적 찐따가 되고 만다. 아들 말 대로 나는 '자발적 찐따'로 살고 있다. 퇴근 후 집안을 돌보고 나를 위한 운동이라도 하고 글도 쓰려면 체력도 시간도 많이 부족하다.
오늘도 기말고사를 보고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는 아들을 보며
'그래~ 친구를 만나고, 갈 곳도 많은 그 시기에 즐겁게 놀아라. 엄마는 오늘도 '자발적 찐따'로 집에 있으련다~~^^. 너도 먼 미래 어느 날 '자발적 찐따'가 될지도 모른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