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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풍회 Jan 21. 2021

미국간호사이민자남편

코로나바이러스 1

흔히들 말하길, 미국은 역시 세계 최강대국답게, 최고 갑인 나라답게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도 가장 빠르게 정상을 찍고, 계속해서 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모두들 “we are expecting staying home order lift soon”... 하지만, 사실 현지 사정은 백신이 나오지 않은 한, 희망이 없어 보인다.

여기 인디애나 사정은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지역보다는 덜하다고 여기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아내가 다니는 병원 - 아직까지는 가장 확진자의 수가적어 주변 병원에서 제일 안전하다는 - 에도 환자및 심지어 아내의 동료간호사도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도 있다. 뭐랄까 불행중 다행(?)이게도 우리 식구는 아직까지 코로나에 노출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약간의 심한 감시증세는 있었으나 현재는 괜찮다. 현재 우리 마을에는 Drive through 검사진행을 증상을 의심한 사람들에게 무료진행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터 고통 받고, 그들의 삶이 비참히 무너지기도 하며, 심지어 이미 하늘나라로 가버린 가족들의 마지막 모습조차 2차감염 방지를 위해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하여 나는 심히 안타깝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사태는 나 주변 뿐아니라 나의 직업, 가치관,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까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나, 나는 긍정적인 부분을 더 집중하고자 한다.

우선, 최소한의 바깥활동을 고려해서 많은 시간을 집에 아이들과 있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시간이 TV를 보고 특히, Nefl**를 보는데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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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참 심각할 때 적었던 글이다. 다만, 의도적으로 위의 글을 삭제하지 않고 남기기로 한다.

어쩌면 시간이 무심하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힘든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많은 부분을 "그 놈"(?)의 짓이라고 탓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의 심각 수준을 갑자기 느끼기 시작한 작년 3월 쯤부터 나는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이 걱정되어 아내와 상의 했다. 그리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다. 자동으로 나는 일시적으로 보호관찰소에서 계속 해왔던 인턴직을 잠시 쉬기로 했다. 정직이 아니라 수퍼바이져에게 잘 이야기 했고, 당분간의 시간동안 인턴직을 쉬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런 당분간의 시간이 지금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보호관찰소에서의 일은 내가 사법기관에서 몸담고 일하고 싶은 일부분의 큰 일들을 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곳에 일할 뜻은 처음부터 없었다. 다만, 어떤 일이라도 나는 경험을 해야했다. 학교는 오프라이에서 온라인 수강으로 바뀌었고, 교수들도 학기 중간에 이런식의 변화는 없었던 터라 약간은 당황하며 우왕좌왕하던 차였고, 강의를 보충하는 거며, 리포트 및 시험을 대체하는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다만, 그 기간에는 분명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거나 코로나로 인해 주변의 상황이 않좋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운 기간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Course에서 어느정도의 융통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더 많이 느꼈지만 생각보다 미국인들은 위기 상황에서 많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 같았다.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 마다 다독이며 격려를 해주었다. 마치,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듯. 나의 미국에서의 어렵게 시작한 대학교 생활은 정말 어처구니없이 대충대충 흘러갔다. 두번의 졸업식 취소와 간단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축하행사 이외에는 별다를것 없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나는 학위를 받는다던지 학교를 마쳤다는 뿌듯함을 강하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그냥 가버렸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 항상 긴장하며 들었던 강의, 어렵게 한 문장 한 문장 써나갔던 리포트 내용들, 아이들을 재우고 서둘러 시험공부를 하면서 졸고 깨고를 반복하면서 지냈던 그 시간들이 약간 허무하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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