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던 43세의 젊은 원장님이었다. 그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남편도 자녀도 없는 미혼이었다. 정말 열심히 삶을 살아온 그녀가 갑작스레 전해질 수치 이상으로 입원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금방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라 우리 모두는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입원 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했던 그녀는 그 다음 날 힘들다고 자리에 누운 후 의식이 돌아오지 못했다. 갑작스런 심정지. 그리고 뇌사 판정. 그렇게 우리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의 뇌사 판정 소식을 들은 후 난 삶의 허무함을 느꼈다. 그렇게 열심이 모든 것에 진심이었던 그녀의 삶이 멈춰버렸다.
열심히 살아가던 우리 모두에게 그녀의 소식은 충격이었다.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던 그녀의 죽음은 그 모든 노력과 치열한 삶이 한 순간에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우리의 이 치열한 삶에 허무함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그 후 몇 주 동안 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나도 모르게 마음의 충격이 몸에 작용을 했다.
또 한 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몸소 느낀 시간이었다.
그녀의 쌍둥이 여동생은
한 순간 모든것이 다 소용없어졌는데
그녀는 너무나 열심히 살아왔다며
슬퍼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녀가 가고 없는 현실에서
그녀가 만들어가던 모든 것이 소용이 없어져 버렸다고 해서 그동안 그녀가 살아온 삶이 아무것도 아닌게 될까?
그녀는 치열한 삶과
따뜻한 관계맺음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갔고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학생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놓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끝까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갔고 아낌없이 자신을
태우고 갔다.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이 세상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다가 갔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녀의 웃음, 밝은 목소리, 모든 이에게 진심이었던 그녀의 마음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함께 남아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