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riendlyAnnie
Oct 23. 2023
직업에 귀천이 없으려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아침에 산책을 하러 나가면서 우리 아파트 라인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을 종종 만난다. 우리가 늘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라 생각하며 인사를 나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청소일을 하시게 되었겠지만 어떤 아주머니들은 힘찬 목소리로 인사를 받아주시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잔뜩 움츠려 들고 어색해하며 인사를 받아주시기도 한다.
어디서 시작된 말인지 모르지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정확히 말하면 동의하고 싶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귀천의 의미가 부귀와 빈천을 아우르는 말이며 귀천의 존재에 반발한 개념이 평등사상으로 민주주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기본 개념을 반영한 말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 산책을 하면서 복대를 두르고 불편한 허리로 일하는 택배기사님괸 칠순이 넘어보이는 연세에 힘없이 비질을 하고 있는 할머니를 보며 문득 직업에는 귀천이 없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누군가는 다른이들이 기피하는 일을 힘겹게 해나가고 있다. 그들이 과연 그 일을 하고싶어서 하고 있을까?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막다른 길에서 어쩔 수 없이 가진 직업이라면 우리가 과연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많은 생각이 머리 속에서 어지럽게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일이지만 그 일들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현재 누군가는 해야할 일들이다. 그렇다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존중 받으면서 그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명제에 동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직업에 귀천이 없으려면, 즉 모두가 하는 일을 귀하게 여기고 자부심을 가지고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아마도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만큼 대우와 보상을 받아야 하는게 아닐까? 우리 사회가 모든 직업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근무 여건도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하도록 관심과 배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있는 여건과 인식이 마련이 된다면 우리 모두가 어떤 직업을 가져도 자부심과 삶의 의미를 가지고 그 일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교육자로서 입시와 교육의 문제도 큰 틀에서 해결이 되어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