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달리는가?

달리기는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by FriendlyAnnie

30분을 처음 달리게 되었을 때의 희열이 나를 7년 째 달리게 한 첫 동기였다. 그리고 10km 대회, 하프 대회, 풀 마라톤 대회까지 참가하게 되었다. 풀 마라톤을 달릴 수 있는 러너라고 으시대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러너들의 내적 동기가 있다.


우선, 안 달리면 몸이 찌뿌둥하다. 달리고 나면, 땀을 시원하게 쏟아내고, 온몸의 순환이 되면서 몸도 마음도 이완이 된다. 달릴 땐 힘들지만, 치솟았던 심박수가 안정되면서 분비되는 후 보상 도파민의 맛도 알게 된다. 결론적으로 달리면 몸이 개운해 진다. 몸이 개운해지니 기분도 좋아진다.

그리고 조금씩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늘어갈 때 마다, 내가 무엇이든 한 단계 씩 나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일도 육아도 한창 힘들 때, 달리기로 내 힘든 몸을 극복하니 다른 일들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일을 할 때도 두려운 마음을 걷어내고, 용기있게 다양한 시도를 해가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와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왔지만 달리기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던 나는 두려움 없이 아이들의 일에 대처할 수 있었고, 당황하지 않고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담대하게 아이들의 상황들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달리기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근력을 더해줘 무엇이든 이겨내고 버텨낼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게다가 달리기를 하다 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조금 더 세심히 살피게 된다. 마음이 힘들 땐 몸도 함께 힘들어져, 달리기가 더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것, 생활 습관, 수면 패턴 등 우리의 생활 전반적인 것이 우리의 몸 상태를 좌우한다. 우리의 몸 상태에 따라 달리기가 더 힘들어지기도 쉬워지기도 하기에 우리는 먹는 것, 생활 습관, 수면 패턴까지 좀 더 세심히 살피게 된다. 술을 좋아하던 사람들도 토요일 아침 일찍 달리기 위해서, 불금의 유혹을 뿌리치고 음주를 참는다. 몸의 상태를 좀 더 좋게 유지해 좀 덜 힘들게 달리기 위해 일찍 자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 노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달리기는 계속 도전하는 삶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어른이 된 후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용기와 에너지를 잃어간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10km 달리기 대회를 시작으로 다음 단계인 하프, 풀코스, 장거리 트레일러닝, 그리고 몇 일 밤을 달려야 하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점진적으로 도전을 하는 기회가 생긴다. 도전을 하고 실패와 한계를 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당장 우리에게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 그래서 현재를 충실히 아낌없이 살아야 겠다는 생각, 살아있음과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들을 경험하며 충만한 마음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달리기를 그저 레이스와 기록을 위한 운동으로 생각하기 보다, 우리 모두가 왜 달리는가 라는 질문을 늘 가슴에 품고 달리고 일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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