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지금은 꽃이 아니어도 좋다

아이들은 저 마다의 속도로 꽃 피울 수 있다

by FriendlyAnnie

전 흥덕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이셨던 이범희 교장선생님이 그의 책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표현했던 ‘지금은 꽃이 아니어도 좋다.’라는 교육 철학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학부모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그는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장선생님이었다. 남들이 무모하다고 말하지만 정말 정밀한 프로세스로 언젠가는 피어날 아이들을 위해 접근하면서 바람도 불어주고 햇빛도 비춰주고 물도주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꽃봉오리를 피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공감이 되고, 선생님들에 대한 또 다른 한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나의 생각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말씀도 들을 수 있었다. 학교라는 체계 안에서 상처를 받는 것은 학생뿐 만이 아니라는 것. 복잡해지고 변화가 심한 현실에서 교사라는 직업이 정말 힘들고 지치는 직업일 수 있다는 것. 5년 전만해도 선생님들의 학교에서의 위상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고 아들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학생 인권조례, 학교폭력위원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무한경쟁으로 달리는 아이들, 그 속에서 일찌감치 공부에 대한 상실감으로 방황하는 아이들… 학교에는 아이들이 괴로운 요소들이 많다. 그런데 그것은 곧 선생님들이 괴로운 요소가 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행복한 학교가 되면 좋겠다. 불가능한 것일까?

내 생각은 계속 바뀌어 간다.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록 변해간다. 지금의 나의 생각이 무조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옳다고 믿는 것이 5년 뒤에는 대다수에게 옳지 않은 신념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세상이 변해갈수록 과거와 현재를 잘 버무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 설정을 목표로 나의 생각을 또 다시 정리해 본다.

아들이 학교라는 배움터에 마음을 못 붙이고 방황을 시작했을 때 학교와 선생님을 원망해 보기도 했다. 이제 학교라는 곳에서 아이들도 선생님도 힘들다면 학교의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학교가 좀 더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체계를 가진다면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그 자리에서 꽃을 피워 나갈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그 바람직한 학교의 변화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학생을 절대 야단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모두 ‘꽃을 피우는 씨앗’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꽃씨라도 심는 사람이 제대로 심고, 시간을 들여서 정성스레 가꾸면 반드시 꽃을 피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학부모와 교사, 지역의 어른들과 미디어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정성껏 돌본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만약! 꽃을 활짝 피우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 버리거나 말라버린다면 그것은 분명 어른들의
잘못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피해자다.

아이들은 성공보다 실패를 더 자주 경험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른은 실패를 용서하지 못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괜찮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뜻과 힘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길 바랄 뿐이다. 그러려면 무조건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살아주기만 해도 좋다. 살다보면 아이들은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서
서서히 인생을 배워간다.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어떤 아이라도 그들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를
인정하고, 제대로 칭찬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줬어.”
“얘야, 살아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미즈타니 오사무)’ 중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정성껏 돌본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만약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면 그것은 분명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분명한 미즈타니 선생님의 메시지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특히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아무리 방황하고, 반항하고, 사고치는 아이들이라도 모두 ‘꽃을
피우는 씨앗’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간은 태어난다. 어떤 아이는 안정되고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어떤 아이는 불안정하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난다. 가난하고 불안정하고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미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가난하고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 모두 성장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은 모든 아이들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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