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시한부 강아지와 백수의 쌍방 돌봄일기
어젯밤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반려견이 그제와 어제 모두 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쳐 누워있는 강아지를 토닥이며 "괜찮을 거야"라고 다독였지만 정작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얘가 없어지면 난 어떡하지? 그럼 정말 큰 일인데. 살아갈 수 있으려나?"
한 존재에 이렇게 기댔던 순간이 있었던가. 없었다.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원가정에게서도 이렇게 의존해 본 적이 없다. 아주 만일 자식과 배우자가 생긴다 해도 이 정도로 순수히 존재 자체에 대해 의미 부여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내 삶에서는 그렇다.
한편으로 그래서 이 친구는 버거울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반려견이 살아있는 상태에 집착하고 있을 수 있다. 그래, 집착한다. 생에 대한 집착. 내 욕심대로라면 곁에 오래도록 있어줬으면 해서. 개를 위한 마음이라기보다, 개로부터 돌봄을 받아온 나의 이기심일 수 있다. 정작 이 순수의 결정체들에게 죽음의 실체는 없지 않을까 싶다.
불안감 속에서 헤매다 잠드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낑낑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밥을 달라는 소리이다. 잠들기 전 평소보다 빠른 네 호흡에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던 밤이 무색하다. 너와 나, 모든 미물의 생은 이렇게 무심히 흘러갈 것이다.
2024.07.05
시한부 강아지와 백수의 쌍방 돌봄일기
'우리는 같은 지구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