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에 들어선 친구들과 나의 차이점
친구와의 이야기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이제 30대니까 .."
오늘 만난 A는 C에 대해 말을 해준다.
"야 걔 20살때 고시원 살면서 돈 모으고, 회사에서 3교대 뛰고 돈 어떻게든 모아가지고 지금 이천에 전세주고 시드 1억으로 주식해, 그 수익으로 여행가거나 생활하잖아"
또 다른 친구 D에 대해 말을 해준다.
"D는 좋은데 다니는데 주말마다 공부했잖아. 나도 주말에 걔랑 점심에 진짜 잠깐 커피 한잔 밖에 못먹었어. 지금은 시험 다 끝나고 이직 잘 했던데"
그러다 이런 말을 한다.
"그때는 몰랐지. 솔직히 걘 재미없는 애였어. 여자친구도 24살에 만나서 아직도 만나니까 9년 사귀었나? 지금 와서 보니까 대단한거지. 어떤 것이든 꾸준히 한다는게"
이 말을 듣고 나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나는 무언가 꾸준히 한 것이 있을까?
내 꿈은 정착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2년에 한 번씩 나라를 돌아다니며 유랑하는 삶을 꿈꿨으니까.
그만큼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한국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에서 친구가 함께 영주권을 준비하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하지만 기질이라고 하던가, 정착과 안정이라는 단어에서 나는 항상 발가락만 담근 느낌이었다.
회사도 나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준다기보다 직업적 소명을 가지며 소명에 어긋나는 순간 이직을 결정했다. 그렇게 이직이 잦은편이었다.
친구들은 나를 '모래'나 '바람' 같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나는 왜 남들과 같지 않는가에 대한 딜레마가 커졌다.
그렇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에겐 삶의 의미와 목적은 있지만 목표는 없었던 것 같다.
꾸준히 가져간 것이라면, 발전 그 자체였으니까.
인간됨을 중요시했다.
그렇게 짧은 생각을 마치고 나는 한마디를 붙였다.
"어떻게 그렇게 하지? 다들 대단하다."
그러자 A는 이렇게 말했다.
"넌 너만의 장점이 있어"
이어 A는 말했다.
"유연성이라고 해야하나. 적응력이 높지. 만약에 C랑 D가 너와 같은 삶을 살아야했다면 걔네 정신병왔을 수도 있어.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불안정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자기 확신을 갖고 안정을 유지하고 현실에 적응한다는게 사실 쉽지 않지"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기준에서 내가 무엇이 부족한가를 평가한다. 그래야 사회에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니까. 하지만 각자의 기질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다. 어떻게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 완벽하게 물질적인 측면만 있겠나 라는 생각을 한다. 이어령 선생님이 말하지 않는가 only one이 되라고.
나도 가끔 내가 너무 유별난가 고심이 들면 이 말을 되새겨본다.
모두 각자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벼릴수록 날카로워져 나의 가장 큰 무기가 된다.
(하지만 난 내가 극단점에 있는걸 인정했기 때문에 이번년도는 목표를 세워봤다.)
번외로, 누군가가 초라한 나의 인생을 멋진 인생이라 칭하고, 나의 장점을 인정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