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번째 글감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차원에서 우리는 어느 한 순간에 어느 한 곳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바꾸어말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어딘가에'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곳에 있었더라도 각자가 인식하는 공간의 모습은 매우 다르다는 점입니다.
공간 자체가 불변하지 않을 뿐더러,
같은 순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정확히 같은 곳에 동시에 있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각자가 인식하는 공간의 범위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똑같은 시선으로 어떤 공간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은,
그 공간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거쳐온 어딘가에 대해서 써 봅시다.
자주 가는 공간, 자주 가진 못하지만 마음이 가는 공간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유독 어디에 있었는지가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있을 것이고요.
혹은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공간'의 의미에 대해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글을 쓰고, 우리는 어디에서 글을 나누게 될까요.
곧 어딘가에서 뵙겠습니다.
박브이로부터.
'안녕'을 헤치고 / 이루시엔
한강 팔레트 / 우드수탁
라멘을 끓이며 / 박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