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휴대폰 스피커 사이로 비집고 흘러나온 타블로의 "I need an airbag. 다가오는 거대한 슬픔에 부딪히기 전에"라는 가사가 들렸습니다. 딱히 슬픈 일도 없는데 순간 묘한 공감이 되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노래 발매 일자를 보니 2011년 10월이네요. 10년 째 플레이리스트에서 뺄 수 없는 노래가 됐습니다. 아마 힘들거나 답답한 일이 있을 때 누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느낌이 들어 자주 듣던 노래라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 딱 맞는 가사가 나오면 마음이 가는 기분, 느낀 적 있으시죠?
30해 가까이, 또는 넘게 살아오면서 각자 가지고 있는 마음속 에어백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금 덜 다치기 위해, 또는 조금이라도 더 꼿꼿이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노래 가사처럼 '다가오는 거대한 슬픔에 부딪히기 전에' 스스로 만든 방어기제나 보호 수단이라든가, 충격을 흡수해지는 든든한 '빽(back)'으로서의 에어백도 좋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에어백을 글로 풀어놔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