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오늘은 생각을 정리하는 하루.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날이다.
살면서 이런 시간을 따로 가져본 경험이 아직은 별로 없어 어색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을 꼭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떠다니는 생각들을 한번 비워주고 나면 사람이 심플해지고,
막연했던 것들이 선명해진다.
요즘 나는 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무엇을 변화해야 할까? 등
아직도 나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이 참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봤을 때, 나는 사색을 좋아하고 새롭게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지식을 쌓음으로써 내가 몰랐던 것을 아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내가 그것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게임보다는 책 읽는 것이 재밌고,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보다는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더 흥미 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이 싫을 때도 있었다.
애써 무시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그런 나를 이해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글로 써내려 갈 때면, 나의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집 청소를 하듯, 가득 찬 쓰레기통을 깨끗이 비우듯 나의 마음도 개운하고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두 가지 생각이 들어 정리해 본다.
내가 의식하지 못해도, 무의식에 쌓여있는 경험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그렇기에 내가 오늘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잘 살펴주고,
좋은 것들을 잘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 번도 마주해보지 못한 환경을 마주해 보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얻기도 하며 배우기도 한다.
그런 순간들을 경험하다 보면, 내가 갖고 살아온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깨달을 때도 있다.
나의 경우 내가 자라며 마주해 온 사회와 환경은 실패라는 것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더라도 좁은 시야로, 편협한 관점을 갖고 경험을 해왔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굳어져가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한 것이 옳다고 생각이 굳어지기 시작하면 바뀌기가 어려워진다.
나도 고지식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를 항상 경계한다.
고백하자면 요즘 경계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나를 지키고 돌볼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
돌이켜보면 이런 영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왔다.
나를 보호해 주고 안정감을 줘야 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으니 그것이 나를 공격한다고 느꼈었다.
말로는 사랑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르니 어린 나에게는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나의 생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나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나 혼자서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를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 결핍이 되었고,
내가 나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최대한 혼자서 해결하려고 끙끙 앓는 행동패턴이 생긴 것이다.
20대는 사람 탓, 환경 탓을 해오며 나의 상황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남을 탓하기 싫었다.
그들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기에 더 이상의 탓하기는 무의미하다 느꼈기 때문일까?
나의 인생이기에 원하는 삶의 모습이 있다면 내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 자신을 더 관찰하고 알아가고 돌봐주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를 지키고 돌볼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람들을 좀 더 믿고 의지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긍정적인 경험들이 반복되다 보면 분명히 미래의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내가 가치 없는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겉으로는 드러나면 안 되기에 괜찮은 '척'을 많이 해왔다.
착한 척, 똑똑한 척, 무엇이든 잘하는 척.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가면을 쓰고 척을 할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가 쓰였다.
삶이 고달팠다.
지금까지는 두려움들을 피해 오는 방법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심리학을 공부해 보니,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불편함과 마주하기'였다.
그래서 나의 감추었던 두려움을 꺼내서 마주하기로 결심했다.
그 과정은 너무 괴롭고 나 자신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마주하고 나면 점점 별것 아닌 작은 문제들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항상 부족한 점에 대해서 비난을 받아왔기에 부족하지 않은'척'을 해왔다.
이제는 반복된 연습 끝에 부족한 건 부족하다고 인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니 별거 아니었다.
이후에는 내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 공부하고 깊게 알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틈틈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경제, 정치, 역사공부를 하고 있다.
웃긴 것은 더 이상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위해 공부해 보니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사실 나는 학창 시절 이해보다는 암기로 모든 공부를 했었다.
무작정 암기보다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두렵고 불안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시험을 볼 때 암기해서 공부했다.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상위권으로 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단기 기억은 쉽게 휘발되기에 학창 시절에 배웠던 것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하기 시작하면서 공부한 것들이 머리에 선명하게 남는다. 서로 다른 분야를 공부하더라도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결 지어지기 시작하며 공부가 너무 재밌어졌다.
나는 내가 머리가 안 좋은 줄 알았다.
내가 불안을 잘 다스릴 줄 알았다면 이렇게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불안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을 때, 사람의 뇌에 대해서 공부 던 적이 있다.
불안해지면 뇌 가운데 있는 편도체가 활성화되는데 그러면 사고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은 약화되기 시작한다. 마치 시소와도 같아서 하나가 활성화되면 한쪽은 비활성화되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내내 불안 속에서 살았던 나의 뇌는 마치 항상 무서운 야생동물이(호랑이나 곰 같은)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긴장감을 갖고 살았던 것이다.
편도체를 안정화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는 심호흡, 명상, 운동이다.
또는 책을 읽거나, 나의 감정을 인지하고 기록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의 장기 중에는 유일하게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관이 '폐'이다.
심장, 간, 소장, 대장 다른 모든 장기는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지만 폐는 호흡을 통해서 조절할 수 있다. 폐는 뇌와 연결되어 있고, 미주신경이라는 것을 통해서 편도체를 안정화할 수 있다.
(호흡을 조절하면 폐에서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가 전달되고, 이를 통해 편도체의 과잉 반응이 완화되어 안정화 효과를 낼 수 있다.)
간단하게 써보면 아래와 같다.
폐(호흡) → 미주신경 → 뇌(편도체 안정화)
책을 읽거나 사고하는 것은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는 행동들이며,
전전두엽은 편도체의 과잉 반응을 조절하여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전두엽 ↑ 편도체 ↓
반복훈련을 하다 보니 이제는 불안들이 사라지고 평온해졌다.
가장 큰 변화로는 생각이 빨라지고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못하는 것들보다는 잘하는 것들을 더 보게 되고, 편협했던 관점이 넓어졌다.
이런 것들을 어렸을 때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을 때도 있지만,
이제라도 알고 해결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일주일에 하루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지내볼 수 있을지 방향을 조정하기도 하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나의 MBTI를 보면 P성향이 있어서 모든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큰 방향은 정해놓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계획세운 것들을 시도하다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뇌가 분명히 적응할 것이다.
그때부터는 습관화를 만들어서 지속할 수 있다는 걸 경험해 보니 두렵지는 않다.
분명 내가 약속한 것들을 시도하다가 중간에 실패할 거란걸 안다.
하지만 중도포기하더라도 금방 다시 시작할 것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나를 믿는다.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님을 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새로운 경험, 실패를 받아들이는 연습, 다시 도전하는 습관을 오늘도 연습한다.
*사진출처: 모든 커버사진은 직접 촬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