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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이해

by Mynameisanger




이해의 범위는 결국 경험이 아닐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죽은 다음에 남길 것을 보통 유산이라고 한다. 나는 대체 무엇을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걸까.


어떤 이들은 사랑을 남기고자 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을 모른다.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가지고 싶었던 종류는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대체품을 어딘가에서 찾는 운 좋은 인간들도 있지만. 연인들이 주고 받는 사랑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들의 변형이 아닌가? 그래서 사랑에 대한 나의 이해는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난 좀 기분 나쁜 사람이다. 그들이 받는 사랑을 신경 안 쓰는 척 하면서 들으며 수집한다. 그렇구나, 일반적으로는 어머니들은 따로 사는 자식에게 반찬을 챙겨주는구나. 자식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생일 때 선물로 주는구나. 그런 것을 애정이라고 부르는 구나. 그런 걸 교환하면 어떤 기분일까? 입력된 정보가 없으면 상상도 어렵기에, TV에서 경험한 것으로 그것들을 대체한다.


어떤 서글픔은, 오랫동안 단련되고 반복되면 서글픔이라는 정서가 날아가버린다. 분명 처음에는 서글프거나 눈물을 글썽였던 것 같다. 감정이 완전히 마비된 건 아니니까. 그러나 지금은 어쩐지 관조하는 기분으로 보곤 한다. 헌신이란 예쁘지만, 또 족쇄이겠지 하면서. 여우의 신포도일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내가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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