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8일.
버지니아 씨티 Virginia City
르노와 스파크를 떠나 남쪽으로 향했다. 가다 보니 꼬불꼬불한 산악길을 운전하느라 고생을 좀 했다. 가다가 도착한 도시는 버지니아 씨티라는 곳이었다. 힘들기도 해서 쉬어가기로 하고 RV 파크에 체크인을 하고 관광을 시작했다. 알고 보니 이 버지니아 씨티는 미국 골드러시 역사에서 큰 영향을 끼친 도시였다.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도 이 도시의 신문사에서 일했었다.
버지니아 씨티는 채굴 산업이 끝났지는 오래 되었고 관광지로써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표에서 나오듯 버지니아 씨티의 인구는 확 늘어났다가 확 줄었다.
1860년에 태어난 사람은 20살까지 엄청나게 커지는 도시를 보다가 40살까지 마구 쇠락하는 도시를 보았을 것이다. 1880년에 태어난 얘들은 대부분 가세가 마구 기우는 걸 봤겠지. 사람 인생 한방에 훅 오고 훅 간다고 하는데, 도시 인생도 그런 것 같다.
금광과 은광 채굴 산업이 발달하면서 억만장자들이 많이 생겼는데 억만장자 클럽이라는 술집도 있다. 물론 재정적으로 위험한 분야라 실패한 사람도 많았는데, 요즘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생각이 났다.
골드러쉬와 스타트업, 벤처 붐에 대한 짧은 생각
돈을 가지고 투자하고 싶은 금광투자자들 vs 벤처 캐피탈리스트
고생은 많이 하지만 많은 일당을 버는 광부들 vs 스타트업 회사 직원들
일확천금의 꿈을 가지고 창업하는 창업자들 vs 벤처 창업자
성공해서 돈을 엄청나게 번 사람들과 실패하고 떠난 많은 사람들. 성공과 실패도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것은 골드 러쉬 때나 실리콘 밸리 때나 비슷하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둘 다 어느 정도의 지식과 확신을 가지고 한다. 시작이나 중간에 보면 누가 성공할지 누가 실패할지 말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성공이나 실패 원인을 설명할 때 결론을 가지고 맞추게 되고, 그래서 후광 효과(Halo Effect)가 많은 것 같다. 물론 노력, 기술, 지식이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성공을 얘기할때, 특히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된 사람일 경우, 운의 영향을 많이 축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경영학 분야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짐 콜린스 교수의 두 책이 생각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Why Mighty Fall). 역사의 많은 부분이 그렇듯, 경영과 회사의 역사도 결론을 가지고 맞추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촐라 금광.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금광이다. 폐광이라 안전 문제 때문에 깊게는 못들어가게 막아 놓았다.
금광 앞에 버려진 도구들
맥캐이 맨션이라는 금광으로 돈을 굉장히 많이 번 맥캐이라는 사람의 집
침실
화장실. 서부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이라는데, 굉장히 비싼 돈이 들었다고 했다. 요즘 돈으로 천만원 정도 했다고 한 것 같다.
버지니아 씨티 시내 현재 모습
전성기때 버지니아 씨티 모습 1880년 경. 지금은 남아 있는 건물이 반도 안된다.
시내에 들어갈 수 있는 금광이 하나 더 있는데 여기에 볼게 더 많았다. 터널 뚫는 이 기계는 다루는게 위험하고 치명적인 사고도 잘 나서 과부 제조기 (위도우 메이커 widow maker)라고 불렀다고 한다. 위험한 만큼 일당도 많았다고...
버지니아 씨티 금광의 핵심이었던 콤스탁 광맥에 대한 설명. 여기서 나온 금와 은이 샌프란시스코 개발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동네에서 유명한 작품 은의 여왕 (Silver Queen). 저 치마가 동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풀 뜯으러 마을로 내려온 야생마 무리들.
10마리 정도 되어 보였는데 한참 바라보고 있으니 우두머리가 앞서 가며 위험을 파악하고 무리가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로 이동하고 있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리더는 위험을 앞서 감수하는 것 같다.
버지니아 씨티를 떠나서 요세미티 쪽으로 향했다. 가면서 중간 중간에 들이나 산에서 야영했다.
모노 호수 Mono Lake
그렇게 도착한 곳은 요세미티 동쪽의 모노 호수. 미국 원주민들이 오래 살았던 곳이다.
호수에 자라난 투파 (Tufa). 라임스톤이 탄소가 많은 호수 물 속에서 자라난다. 예전엔 다 호수였다는 얘기. 지금은 얕아지는 호수 깊이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물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는 엘에이에서 사용하고 있어서다. 엘에이 인구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여기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모노 호수와 엘에이의 거리는 330마일. 참고로 서울 - 부산은 200마일이다.
호수에 있는 것들은 파리들인데 사람에게 달려들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이 다가가면 피해서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호수 주변에 살던 원주민 부족에게 파리의 애벌레가 주요 음식이자 타부족과의 거래 특산품이었다고 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거기서 요세미티 공원을 가로질러서 요세미티 서쪽에 있는 Thousand Trails의 캠핑장에 왔다.
캠핑장 모습. 요세미티에 산불이 나서 폐쇄된 곳들의 공지를 해놓았다.
다음날 아침 산불이 너무 심해서 전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12시까지 전부 떠나야하는 상황. 낮인데도 연기때문에 흐리다.
어디를 갈까하고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콜롬비아라는 도시가 있고 주립공원이 있다. 주립공원이면 나쁘지 않다. 그쪽으로 향한다.
콜롬비아 Columbia
콜롬비아 채광 (Quary) 캠핑장. 옆에 있는 산으로 7분 정도 걸어가면 전에 사용되던 채광장이 있다.
캠핑장 산책로. 어느쪽으로 갈까. 한쪽으로 가면 주립 공원이 나오고, 다른 한쪽은 산을 탄다...
콜롬비아 주립 역사 공원 (Columbia State Historic Park). 서부 개척 시대 유물이 많다.
* 공원 홈페이지: http://www.parks.ca.gov/?page_id=552
우연히 지나치게 된 묘지. 잘 꾸며져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분이라는 아이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부모가 예쁜 묘비를 정성스럽게 세워 놓았다. 잘 꾸며진 가족 단위의 묘지가 있어서 지역 유지인것 같다.
콜롬비아 마을
마을 축제가 있어서 유명 스포츠카 코르벳의 동네 주인들이 거리에서 퍼레이드를 한 다음에 주차장에 전시해 놓았다.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20년후에 람보르기니나 테슬라 퍼레이드하는 느낌이랄까?
마을 가게에서 주문한 소다 워터 아이스크림. 정말 많이 달다.
근처에 열차 공원이 있어서 거기를 가보기로 한다.
열차마을 1897 주립 역사 공원 (Railtown 1897 State Historic Park)
이름이 참 디테일하다.
홈페이지: http://railtown1897.org/
공원 안 박물관 가게에 들렀다가 책을 하나 샀다.
빨강머리 앤이라는 소설과 만화를 연상시킨 고아 열차 (Orphan Train)라는 책. 뉴욕의 고아들이 기차에 태워져서 아이들이 필요한 시골 마을들로 입양되는 얘기다. 농장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을 선호했다고 한다. 대부분 잘 자랐겠지만 평탄하지 않은 인생을 산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빨강머리 앤 초반부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나이가 지긋한 독신자[1] 인 마릴라 커스버트와 매슈 커스버트 남매는 농장 일을 거들 남자 어린이를 입양하려고 한다. 하지만 매슈가 마을 기차역에 갔을 때, 수다쟁이에다가 엉뚱한 여자 어린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입양을 맡은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온 것이었는데, 매슈는 이미 순수한 앤의 매력에 빠졌다. 하지만 냉정한 판단력을 가진 마릴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부인을 찾아가는데, 동행 길에서 앤이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여러 집을 전전하다가 고아원에 온 불쌍한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막상 앤을 데려가겠다는 블뤼엣 부인이 나타나지만, 그녀는 일꾼들을 가혹하게 부리기로 악명 높아서 그 집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심 끝에 마릴라는 앤을 입양하기로 마음먹고 도로 데려온다."
- 출처: 위키피디아
별 생각 없는 순박한 시골 아저씨. 현실 감각이 있지만 인간적인 시골 아줌마 (아줌마라고 썼지만 결혼하진 않았다. 둘은 남매 관계). 돈을 밝히고 사람들을 학대하는 농장주. 좋은 문학 작품은 시대와 공간을 가로지르는 통찰이 있다.
1979년 고전 만화 빨강머리 앤 (일본 유명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제작에 참여했다.)
열차 박물관 사진들
이 기차가 많은 서부 영화가 나왔다고 한다. 왠만한 사람 배우보다 작품 수나 출연료에서나 성공한 배우.
유명했던 서부 영화 하이 눈에 나왔던 마차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개리 쿠퍼라는 영화 배우가 주연한 영화 포스터 - 버지니안
영화 제작 연대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백투더퓨처 3에 나온 기차
백투더 퓨처 영화 장면 설명
기관차를 돌리는 시설
270 마일 = 434 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