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지가 만들어내는 아침들
모두에게 아침햇살은 공평하게 비추지만
모두에게 같은 아침은 없다.
아침의 대부분은 빠듯하다.
1분이라도 더 자야 하루를 잘 버틸 것처럼 안간힘으로 기상을 미루고,
이불 밖으로 나와도 현관문을 나서기 전까지 아침은 치열하게 소모된다.
그러면 완전한 하루가 될까?
두 달간 하루 단 여섯 시간의 수면으로 건강하게 살면서,
그 이상의 수면은 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섯 시간을 넘는 수면은 돼지처럼 살을 찌우고 인생의 아침의 여유를 상실하게 만든다.
내 하루는 아침이 완성한다. 그야말로 아침은 내 하루의 꽃
고요한 내 집에서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식탁과 거실에서 어제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정돈하고,
식기세척기에 건조된 식기들을 차곡차곡 제자리에 두면서
노동이 아닌,
오늘을 완성하기 위한 아침의 리추얼을 수행한다.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는 <이것은 물이다>라는 책에서 이와 같이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의미를 구축하는 것이 실제로 개인적이고 의도적인 선택이며, 의식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은,
= 의식이 확실하고 정신을 바짝 차린, 각성된 상태가 되어 자신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대상을 선택하며,
자신의 체험을 통해 의미를 구성할 때 그 방법을 자기가 선택한다는 말이다.“
아침의 의미를 나의 의식으로 선택하고 구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찍 일어나 출근 전까지 마음껏 보내도 되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셈한 뒤
시간이 넉넉하다고 느낄 때 (두 시간은 족히 남았다고 느끼면)
내가 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아침부터 느끼는 자존감 같은 것.
나는 오늘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안달복달 아침을 다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되는,
그런 아침들.
나의 의지가 만들어내는 몇 개의 아침들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