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과 함께 내리는 눈.
봄이 좋다고 떠난 남자친구에게
미련이 남아 복수하는
여자의 마음 같다.
눈이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선선한 봄바람에 훌러덩 넘어간 그놈
이렇게라도 퍼붓고 나면
좀 괜찮아지기를
나는 가엾어한다.
다른 여자가 좋다고 떠나 버린 남자에게
여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눈이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사람들이 포근한 봄을 너무 반기니
겨울은 화가 단단히 납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칼바람에 폭설까지 퍼부어도
결국 봄은 오고 말 텐데.
오늘의 추위가 남겨진 이의 마음과 닮아서
세 개의 계절을 지나면 또 겨울이 오겠지만
꽃샘추위를 보낸 겨울의 마음을
지금은 가엾어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