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번아웃이 왔다

by 주은

나에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그냥 짜증 나고 그냥 하기 싫어지고 그냥 눈물만 나는 그런 시간이 찾아왔다. 정말로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훅 들어온 불청객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잘하고 있었는데.

스스로에게 가혹해지는 나를 옆에서 보던 엄마가 한 마디 건넸다.


너무 다 잘하려고 해서 그래.


완벽함을 내려놓으라는 엄마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더 이상 예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수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더 동굴 속으로 심연 속에 빠질 뿐이다. 과거를 돌아보며 그걸 유지하려고 애쓰기보다 이제는 달라진 현실을 살아내는 법을 익혀가는 거다.


줄어진 내 시간. 아이의 낮잠이 2번으로 줄고, 활동량이 늘고 몸을 쓰기 시작하니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루 종일 아이를 보고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집안일을 하고 정리하다 보면 하루가 끝나있다. 저녁 시간엔 내 취미를 즐길 체력도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아 잠들기 일쑤.


내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 다른 사람과 다른 아이의 일상을 비교하며 채찍질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믿고 격려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 251112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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