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마살 Feb 01. 2023

결국 화를 내고야 말았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어젯밤은 그녀와 아이들이 함께 한국에서 있는 마지막 날이였다.

그녀는 아이들을 언제 만날지 모른다. 

아직 다시 그 곳으로 갈지 안 갈지 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다.


엊그제 까지도 그녀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나중에 갈테니, 먼저가서 기다려"라고 했다. 

다시 일을 구해야 해서, 상사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고민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마저도 술을 쳐 마시는 그녀의 남편을 보니, 한심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저래야 할까?'

'나의 가족을 무시하는 건가?'

'밤까지 저렇게 놀아야 하는 걸까?'


마냥 즐거운 둘째 아이에게 그녀는 불같이 화가 났다.

엄마는 그 곳에 안가도 될 것 같다고..

거기서는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엄마의 돈이 필요없으니, 엄마가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끝까지 이렇게 말을 안 들을 수 있냐고..

정말 화가났다.


양치질을 하고 온 큰 아이는 또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

"엄마는 가지 않을 꺼야"라고 말해 버렸다.


그녀는 말했다.

"엄마는 내일 공항에 가지 못할 것 같아".

그녀의 남편이 들어와서는 잔소리를 시작한다.

(그의 주사이다).

늘 부정적이라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은 늘 못하게 하고..

이래라 저래라..

이거해라 저거해라 명령만 한다고..


결국 그녀는 2차 폭발했다.

마지막 날까지 그렇게 술을 마셔야 겠냐고.

좀 예의를 지키면 안 되겠냐고.


그러니, 또 술 마셨다고 그런다며..

자기 엄마랑 똑같다고 주정을 한다.


그녀는 오늘이 마지막 밤일지도 모르는데, 

꼭 이렇게 해야 겠냐고.

이러면서 나보고 오라고 하는 것이냐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고 싶지만, 너를 보니 못 가겠다고..

그녀는 쏘아 붙였다.


그녀의 감정을 고스란히 다 느끼는 큰 아이는..

그녀의 품으로 들어온다..


엄마가 미안해.

좋은 엄마가 아니라서 미안해.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늘 건강하고,

밥도 잘 먹고, 

학교도 잘 다녀.


결국 '사랑해'라는 말을 또 하지 않았다.


너무 너무 사랑해, 엄마의 아가들.

내일부터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진다.



작가의 이전글 뜻하지 않은 또 한 번의 이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