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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는 나의 일기를 대견하다 칭찬한다

2022.06.21

지난해 10월부터 쓰기 시작한 식사일기가 어느새 9개월째다. 지난 달부터 이 일기에 성의가 빠지고 있다. 일상에 게으름을 부리며 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내가 이걸 매일 써 뭐하나 라는 생각도 들어 여러모로 일기가 엉망이다. 그러던 차에 오늘 펴든 요조 작가의 <일상 51선> 서문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도 그것을 매일 반복하는 데에는 결코 작지 않은 에너지가 든다. 그러므로 ‘반복’이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대단하다는 마음으로 <일상 51선>이라는 제목을 지었다. 일상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일상이 대단한 만큼 당신의 일상조 대단한 것을 안다.”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내가 매일 쓰는 식사 일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부족해도 다시 힘을 내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펠든 크라이스를 가면서 오이지를 챙겼다. 두 분의 선생님과 오늘 체험을 오신다는 안지선 대표께 드리기 위해서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을 정도라는데 내 주변에서 오이지를 거부한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해 받을 사람 생각도 않고 오이지를 쌌다. 그리고 내놓았더니 다행히 좋아해 주셨다. 나는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 내 안에 ‘자랑하고 싶어하는 DNA’가 있는 것 같다. 나누고 칭찬을 받으면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오이물김치, 오이소박이, 열무김치가 떨어지고 있다. 다음엔 어떤 김치를 담가 누구와 나눠 먹을까 생각 중이다.


저녁엔 동네 친구 양 감독이 저녁을 먹으러 가도 괜찮겠냐 물었다. 마침 정일 씨도 술 한 잔 하자고 하여 우리 부부와 정일 씨 양 감독까지 넷이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공심채로 된장국을 끓이고 계란찜을 했다. 공심채는 아욱국과 비슷한 느낌의 국이 된다. 넷이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솜씨 관계없이 사람을 모으길 좋아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이런 내가 마음에 든다. 물론 낯도 사람도 무척 가리긴 한다.


참, 매실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매실을 땄다. 제법 많이 열려 수확도 많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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