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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매화나무에서 매실 그리고 매실청으로

2022.06.22

매실은 하지 즈음에 딴다고 한다. 정말 하지 즈음이 되자 매실이 하나 둘 화단에 떨어졌다. 이 매실이 자연스럽게 익어서 떨어지면 그 매실로 뭐든 만들면 좋으련만 그렇게 기다리기에 내 성미는 너무 급해 결국 어제 매실을 땄다. 매실을 씻어 하루 두니 벌써 질 익은 매실은 무르기 시작했다. 이 매실로 무엇을 만드나?


매실청, 매실주, 매실식초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도전할  있는 것은 매실청이다. 사실 식초를 만들고 싶었으나 제대로 식초를 만들기 위해선 술의 과정을 지나 여기에 이스트 등을 넣고  발효를 시켜야 하는 무척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 알고 빠르게 포기하고 매실청을 만들기로 했다.


내가 우리 집 마당에서 수확한 매실은 총 2.5kg 남짓이다. 아직 나무에 매실이 달렸지만 별로 많진 않으니 우리 나무 한 그루에선 3kg 안팎의 매실을 수확할 수 있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해갈이를 하느라 매실이 달랑 2개 열렸는 올해는 무척 많이 열린 것이다. 내 마당에서 매실을 따서 그 매실로 음식에 필요한 무언가를 만든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3월13일의 매화, 4월22일의 매실


그 많던 유리통은 다 어디로 갔는지 다이소에서 5천 원, 5l 유리병을 사서 매실 2.1kg, 설탕 2kg, 소금 200g을 넣어 채웠다. 소금을 살짝 넣은 식초를 먹어보고 더 맛이 좋아 청에 소금을 넣긴 했으나 어떤 맛을 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일종의 실험이니까. 작은 병엔 보통의 방식대로 매실과 설탕을 동량으로 넣었다.


우리 집에선 음식에 설탕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청을 사용하면 설탕을 사용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다르지 않다. 청을 결국 과일 설탕절임이니 많이 먹어 좋을 게 없어 어느 순간 매실청 만들기를 포기했는데 나무에 열린 매실을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별 수 없다. 적게 먹어야 한다. 여름 음식엔 매실청을 종종 사용한다. 오이지 냉국에는 매실청이 살짝 들어가야 맛이 난다.


3개월 후, 9월 말쯤에 매실만 건져내면 이것은 자연스럽게 청이 되고 제 역할을 할 것이다.


참 지속된 음주로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몸을 좀 가볍게 하기위해 24시간 단식을 하기로 했다. 오늘 오후 1시에 식사를 마쳤으니 다음 식사는 내일 오후 1시다. 실은 화끈하게 3일 정도는 해야하고 그보다 음주 횟수를 줄여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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