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사진가 <photo language, 포토 랭귀지>
교복을 한 번도 입지 않은 나는 89년 스무 살이 되면서 당연히 패션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때 내게 좋은 패션의 기준은 멋진 카탈로그를 내놓은 회사의 옷이었다.
김용호 사진가의 책 <photo language>을 통해 당시 내가 눈여겨보며 입고 싶었던 옷의 카탈로그는 상당수 그의 카메라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뿐인가 상업 사진의 최전성기, 다양한 패션 잡지의 초호황기에 최고의 이미지를 뽑아낸 이 역시 김용호 사진가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는 ‘불만족이야 말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위해 까다로운 사람이 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단순히 그의 사진의 궤적을 훑지 않는다. 이야기는 어떻게 시각화가 되며, 시각적 이미지를 위해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정의 기록이다.
그의 사진이 시간이 지나도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바로 그가 한 장의 이미지를 완성시키기 위해 그 이미지에 담길 이야기를 고민하고 작업하기 때문인 것 같다.
단순히 멋지고 이쁘게 보이는 사진은 많다. 그러나 다시 들여다보고 여운이 남는 사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것이 상업 시진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데 김용호 사진가의 사진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이고 때론 과감해 시간이 지나도 ‘나 그 사진 알아’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시각적 창의성(비주얼 크리에이티브)을 고민하는 사람,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깊이 있는 글과 끝내주는 사진을 보는 재미가 좋다. 책 값이 비싸 고민되면 동네 도서관에 신청하면 될 것이다. 나라면 이런 책은 소장하고 생각이 막힐 때마다 꺼내 야금야금 작가의 생각을 먹을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이미 소장!! 책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