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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먹어 더 즐거운 일요일

2022.06.27

동네 친구 양 감독께서 아침에 행사에 사용한다며 와인 잔을 빌리러 온다기에 기왕 올 거 20분만 일찍 와서 같이 아침을 먹자고 했다. 누가 온다고 새롭게 뭘 준비할 것이 없었다. 그저 국을 끓이고 계란 프라이를 하고 밥을 지었다. 양 감독은 별로 가리는 게 없는 식성이다. 아침을 마치고 양 감독은 일어섰다. 양 감독에게 익기 시작한 열무김치를 싸주었고 우린 일요일 책쓰기 워크숍 준비를 했다.


책쓰기 워크숍에 오시는 분들 중엔 빈손으로 못 오시는 분들이 많다. 돈 내고 공부하러 오시면서 같이 나눠 먹을 것을 챙겨 오신다. 오늘도 각자 와인, 빵 등을 챙겨 오셨는데 특히 정미혜 선생님은 아버지께서 소일 삼아 농사를 지으신다며 수확한 감자와 자두를 가지고 오셔서 모두 같이 나누어 먹고 나눠 가져갔다.


먹는 것을 나누는 일은 가장 쉬우며 동시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의 취향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간혹 내가 나눈 음식이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거절하는 사람에겐 굳이 힘들여 음식을 강요하지 않고 거절을 서운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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