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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바쁜 날의 식사

2022.08.03

청주 오창도서관 <손바닥 자서전 쓰기> 강의가 있는 날이다. 이 강의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대면과 비대면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된다. 오늘은 비대면 강의가 있는 날이다. 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바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아침을 차려 먹기엔 마음이 분주하다.


이럴 땐 김밥이 좋다. 남편은 집에서 가까운 김밥집을 마다하고 늘 <영아네 김밥>에서 김밥을 산다. 김밥 한 가지만 파는 집이다. 김밥 종류도 한 가지밖에 없다. 가장 기본 재료로 별 꾸밈이 없는 김밥이다. 그런데 이 집 김밥은 웬만한 화려한 김밥보다 낫다. 밥이 김밥에 맞게 적절하게 잘 지어졌고 간이 아주 잘 맞기 때문이다. 치장보다 기본을 지키는 맛이라 할 수 있다.


김밥 집에 갈 땐 늘 고급 나무 합을 들고 간다. 이 합엔 김밥을 두 줄을 담을 수 있다. 쿠킹 포일에 싸인 김밥보다 보기도 좋고 맛도 더 좋게 느껴진다. 사와 바로 식탁에 올려도 괜찮다. 두 줄 중 한 줄은 영아네 김밥 스타일로 다른 한 줄은 햄 대신 계란이 두 줄 들어간 페스코 베지테리안인을 위한 방식으로. 손님 중에 김밥에서 햄을 빼 달라고 주문이 최근 많이 늘었다고 한다.


남편이 빗속을 뚫고 사온 김밥을 한 줄씩 나눠 먹고 즐겁게 강의를 했다. 강의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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