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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유리그릇과 하루

2022.08.05

치과에 가 치아 스케일링을 받았다. 일 년에 한 번쯤 받는데 그때마다 양치 교육도 받는다. 오늘도 역시 치간 칫솔과 치실의 역할과 사용법을 상세하게 이야기 듣고 남편은 아쿠아픽 사용을 권유받았다.


오후에 약속이 있어 치과에서 그대로 대학로로 나가 점심을 먹고 광화문으로 이동, 출판인의 눈으로 책을 좀 살펴보았다. 남편 책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슨 글입니다>의 생존도 확인하고 나와 약속 장소로 갔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팀장과 미팅였는데 남편에게 드라마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했고 우린 흥미롭게 들었다.


미팅을 마치고 광화문에서 인사동으로 걷다 평소 눈여겨본 공예 샵에 가서 예쁜 유리그릇을 샀다. 여름엔 역시 유리그릇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난 지금껏 물컵을 제외하곤 유리그릇을 산 적이 없다. 목적이 불분명한 쇼핑, 이를테면 충동구매는 늘 설렌다. 이 그릇에 무엇을 어떤 모양으로 담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릇을 사들고 조금스럽게 흔들거리며 종로 3가로 가서 <찬양집>에서 칼국수 한 그릇씩 먹었다. 이곳 칼국수 가격이 2,500원 정도 할 때부터 가끔 먹었던 것 같다. 지금은 8,000원이다. 바지락의 양이 예전만큼 많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인심에 넉넉한 집이다. 고명으로 올리는 김도 조미김이 아닌 맨 김 구운 거라 더 맘에 든다.

국수를 먹고 최근 새롭게 단장해 길을 연결한 종묘~창경궁 간 담장길을 걸으려 갔는데 문화재 보호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연다는 안내가 붙었고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6시 20분였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 내려와 대학로를 향해 걸었다.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프로젝트 클라우드 9의 발레 공연 <콤비네이션>을 보았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 연주에 맞춰 4명의 발레리나와 2명의 발레리노가 창작극을 선보였는데 음악과 무용수들의 춤이 너무 잘 어울려 아름다웠다. 공연을 보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정말 몹시 더웠다. 긴 하루, 집에 와 바로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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