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진짜 포항물회엔 물이 없다

2022.08.14_진짜 물회는 송골횟집이나 태화회식당

제대로 포항물회를 경험했다. 원래 물회란 음식은 선원들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 급하게 배의 갑판에서 만들어 빠르게 먹던 음식이다.


잡은 생선을 숭덩숭덩 썰어 그릇에 담고 여기에 다른 양념 없이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거나 물을 부어 후루룩 마시던 음식이다. ‘포항물회’라고 쓰인 서울에서 흔히 맛보는 고추장 물에 식초가 잔뜩 들어 물회를 먹는지 식초물을 마시는지 알 수 없는 맛이 아니다. 뭐든 과하면 부족함만 못한데 내게 물회는 과함이 넘치는 음식으로 여간해선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런데 포항에서 먹는 진짜 물회는 달랐다.


포항 사람들이 많이 찾는 횟집의 물회 상차림이다. 서더리 매운탕과 가자미구이 밥이 함께 나온다. 물회는 먹는 사람이 취향껏 만들어 먹으면 된다.


대접 맨 아래 배가 깔리고 그 위에 채를 썬 회 그리고 구운 김이 올려진 회가 나오면 여기에 초장이나 식당의 비법 고추장을 넣어 비빈다. 이때 숟가락으로 누르며 비비면 배에서 단물이 나와 더 맛이 있다지만 난 젓가락으로 설렁설렁 비벼 먹다 얼음을 몇 개 넣었고 그러다 밥을 넣어 비벼 먹었다. 아주 맛이 좋았다. 고추장 맛이었던 거 같기도 하다.



원래는 태화회식당에 가려했으나 고기가 없다는 안내가 걸려있어 송골횟집으로 갔다. 두 음식점 모두 포항 토박이 박수철 화가님의 추천이었다.


포항 여남 방파제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에 있고 여남방파제엔 스카이 워크라는 이름으로 바다 위에 쓸데없이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만든 다리가 있다. 자연경관을 해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는 정말 일가견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옥천에 가면 생선국수 먹어야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