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1
한밤의 술상
지인의 사랑이 가득 담긴 전복, 아이 머리통만 한 살아있는 전복이 왔다. 받자마자 돌려보낼 수도 없느니 감사하게 맛있게 잘 먹겠다 인사를 했다. 내가 본 전복 중 가장 큰 전복 같았다.
마침 창원에서 강연을 마치고 올라오는 남편은 독한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다고 톡을 보내왔다. 그래서 전복을 버터에 굽고 내장은 발라내 전복죽을 끓였다. 한밤의 만찬였다. 남편은 감탄했고 나는 뿌듯했다. 전복회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난 전복은 버터구이와 죽으로 요리해 먹는 게 좋다.
<전복 버터구이>
전복을 손질해 등 쪽에 칼집을 낸다. (내장 분리)
팬을 달구고 버터를 넣고 전복을 기분 좋게 팬에 넣고 와인이나 정종을 조금 붓는다.
전복이 익도록 팬의 뚜껑을 잠깐 덮는다.
먹기 전에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린다.
<전복죽>
죽은 내장을 넣는 게 맛있지만 반드시 싱싱한 전복의 내장만 사용한다.
내장은 칼로 잘게 다지거나 그라인더로 간다.
솥에 불린 쌀을 넣고 들기름을 넣어 볶는다.
쌀이 어느 정도 볶아지면 내장도 넣고 같이 볶는다.
밥할 때보다 3배 정도 많이 물을 붓고 끓인다.
다 되었을 즈음 간장으로 간하고 참기름 살짝 둘러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