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활 채집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어이없는 말버릇

2022.10.04

by 소행성 쌔비Savvy

국정조사가 시작되었다. 국정조사에 나온 국회의원들의 발언 수준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첫날부터 회의장에선 고성이 오간다. 그중 나의 귀를 찌른 한 문장 ‘버르장머리 없다’이다. 이 말은 버릇이 없다는 말로 보통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무례를 꾸짖을 때 쓰는 말이다. 동등한 입장의 사람들끼리 쓸 말은 아니다. 당연히 잘 못 사용되었다.


나는 이 단어가 참 듣기 싫다. 철저하게 개인의 평가에 의한 단어다. 즉 ‘내가 생각하기에 당신은 무례하다’는 것인데, 무례도 기분도 무척 상대적인 평가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내가 상대로 인해 기분이 나쁜데 하필 날 기분 나쁘게 만든 이가 어리거나 아랫사람이면 ‘버릇없다’는 한 단어로 모든 잘못을 상대에게 뒤집어 씌우기 좋은 말이다.


일상에서 ‘버르장머리 없다’고 소리치는 사람은 대체로 논리와 이성은 호주머니에 쑤셔 넣고 권위와 고집으로 똘똘 뭉쳐 남의 말은 귓등으로 듣는다. 그러니 버릇없다고 하기 전에 상대의 이야기를 좀 주의 깊게 들어보면 어떨까? 우린 누군가의 버릇을 평가할 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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