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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작은 화단

배롱나무의 분홍꽃이 마당을 밝힌다

저희 집 작은 마당엔 손바닥 만한 화단이 있습니다. 그 화단에 어떤 화초를 심을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지요. 작아도 계절마다 다른 꽃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결정한 나무가 봄, 앵두나무와 여름, 배롱나무였습니다. 

앵두나무와 배롱나무 모두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지요. 

지난 늦가을 제가 종로에서 한 그루에 삼천원을 주고 사다 심은 배롱나무도 있지만 그것은 너무 작은 나무라 꽃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인이 심어주신 배롱나무는 모양도 이쁘고 크기도 커서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좀 늦더라구요. 제가 심었던 그 작은 배롱나무에는 꽃망울이 생기고 꽃이 피는데 멀쩡하게 큰 나무는 요지부동 꽃을 피울 생각도 하지 않더라구요. 

그러더니 지난 주부터 이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모두 분홍빛으로 물들였습니다. 

사진의 가장 오른쪽 배롱나무는 지인이 선물해준 배롱나무이고, 그 왼쪽의 키가 작은 진분홍색의 배롱나무는 제가 종로의 꽃시장에서 한 그루에 3000원에 사서 심은 나무입니다. 두 배롱나무가 품종이 살짝 다른지 잎도 꽃 색도 다릅니다. 


이 사진이 불과 열흘 전의 사진입니다. 한송이도 꽃을 피우지 않았죠. 그런데 그에 반해 작은 배롱나무에선 꽃이 피었습니다. 


이 작은 화단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배롱나무 아래의 초록잎은 보라색 꽃을 피우는 빈카마이너이고 사진 앞쪽은 채송화, 오른쪽은 국화입니다. 국화는 너무 멋없이 키가 자라 올 가을 꽃을 본 후엔 모두 뽑고 다른 키가 작은 가을 화초로 심을 생각입니다. 


단독주택의 매력은 좀 귀찮아도 이렇게 작은 화단을 가꾸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저는 자연과 함께 몸을 쓰고, 마음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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