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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0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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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Jul 24. 2023

보호색 혹은 숨바꼭질

07.24_술



술을 끊고 싶다. 아니 딱 두 잔만 마시고 싶다. 그런데 멈추질 못하니 끊는 게 맞다. 술 마시고 누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큰 사고를 친 적 없으니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지만 한편으론 마신 다음 날 후회하는 일이 잦으니 마시지 않는 게 맞다.


한동안 술을 끊은 적이 있다. 이혼 후 6개월간 술을 끊고 다이어트를 했고 그 후에도 일 년에 한두 달 정도는 금주한다. 간헐적 금주는 다음 음주에 추진력을 가속화할 뿐이다. 다이어트 후의 요요처럼.


술을 왜 마실까? 술 마시면 즐겁다. 걱정거리도 사라진다. 그래서 결국 말짱한 정신으로 걱정거리를 쥐고 그것을 해결해야 할 때 더 자주 더 많이 술을 마시며 걱정과 고민과 숨바꼭질한다. 나는 늘 술래다.


술은 나를 숨기고 싶을 때 유용하나 완벽한 보호색은 되지 못한다.


#soonza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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