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2마디의 대사가 만들어 낸 혁명 그 어느 장면

연극 <혁명의 춤>

by 소행성 쌔비Savvy


단 12마디의 대사, 반복되는 움직임과 소리가 주는 감동이 어느 극보다 컸다. 지난해 김우옥 연출의 <겹괴기담>을 보고 얻은 새로움보다 열 배는 더한 새로움과 충격을 받았다. 단조로운 대사와 움직임이 반복되지만 상상력을 고조시키고 몰입하게 한다. 장면 장면 시대를 바꿀 혁명의 한 장면임에 동의된다. 독립군이었다 레지스탕스이기도 하다. 학생 운동가이며 노동자이며 포로이며 고문자이다. 대단히 멋진 극이다.


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사실은 설명할 자신이 없어) 프로그램에서 작품설명을 발췌했다. 이하 프로그램 발췌.


<혁명의 춤>은 프롤로그, 여덟 개의 짧은 장면,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여덟 개의 짧은 장면은 혁명의 어느 순간, 일어날 수 있는 극적인 상황들을 보여준다. 각 장면들의 내용은 독립적이며 서로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나 반복되는 대사와 동작, 빛, 소리 등이 각 장면을 외형적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는 “기다려” “여기” “이쪽이야” “뭐지?” “그들 거야!” “그들이 여기 있어” “들려?” “누군가 오고 있어” “아냐” “준비됐어?” “여기 있어” 등의 열두 개의 짤막한 대사가 반복되고 변주된다.


마이클 커비는 반복되는 대사, 소리, 움직임 등을 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자기의 연극을 구조주의 연극이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구조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들이 연극의 전면에 나오면서 이야기는 약화되었다. 구체적인 이야기 대신 모호한 상황이 있을 뿐이다. 그 상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상황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관객의 상상의 몫이다.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8개의 상황이 혁명과 관계가 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 혁명도 어떤 혁명인지, 어느 나라의 혁명인지는 전혀 중요치 않다.


마이클 커비는 미국의 실험극이 크게 성행했던 1960~70년대 뉴욕에서 실험극으로 두각을 나타낸 작가이자 연출이다. 그는 작, 연출뿐만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 배우, 조각, 무용, 사진, 건축 등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한 전방위 예술가였다. 70년대에 뉴욕에서 구조주의 극단, 'Structuralist Workshop'을 창설하여 구조주의 형식의 연극을 발표하였고 New York University의 Performance Studies의 교수와 Drama Review 편집장을 역임하였다.


김우옥은 연출가이자 교육자로서, 한국의 실험극 및 청소년극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그는 한국의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워싱턴 대학교 연극과 연출전공 석사 졸업 및 뉴욕대학교(NYU) 연극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뉴욕에서 극단 ‘Structuralist Workshop’의 배우로 활동하다가 귀국하여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 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초대 원장을 역임하였다.


동랑레퍼토리극단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마이클 커비가 김우옥을 위해서 쓴 <내.물.빛>을 비롯하여 <혁명의 춤>, <겹괴기담> 등 실험적인 작품을 올려 80년대 관객들을 당혹시켰다.


출연진

차희

배윤범

성열석

라준

보나정

이다아야

안연주

허지원

심연화

정이수

김강민

서원

김이헌


작가_마이클 커비

번역/연출_김우옥

무대감독_이율

기술감독_박기남

조연출_오미영

의상 디자인_박소영

조명 디자인_공연화

조명 어시스턴트_김아연

음악/사운드 디자인_카입

음향 디자인_김성욱

무대/소품 디자인_유태희

무대/소품 어시스턴트_황주희

사진/영상 촬영_최용석

오퍼레이터_진다온

PD_김언

후원_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더줌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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