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으로 사는 우리의 이야기
연극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힘에 끌려 우리는 세상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연극 <아는 사람 되기>도 바로 이런 힘을 가졌다.
다른 나라보다 먼, 그러나 한민족임이 분명한 탈북민에 대해(은영), 이해하기를 포기한 그래서 없으니만 못하다고 여긴 가족에 대해(제석), 나와 다른 사람일 것이라 포기한 다른 세대 혹은 그들의 성향에 대해(현주) 이야기를 들려주며 질문을 던진다.
이들을 서로 낯설게 하는 것은 이념이다. 이념에 의해 남과 북으로 갈리면서 은영은 탈북민 미모를, 제석은 집안이 갖고 있는 비밀로 극우경화가 된 아버지를, 현주는 타인의 죽음마저 조롱하는 노년의 태극기 부대를 알아간다.
연극 <아는 사람 되기>는 모른다고 하기엔 아는 것 같고, 안다고 하기엔 어색한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세미 다큐’라고 명명하고 극과 극 사이에 북한과 통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인터뷰해 넣었다. 빈 무대에 가구가 채워지고 그 가구들을 움직여 무대의 분위기를 역동적으로 바꾼다.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을 배우들이 합창하며 시작하는데 이게 웃음으로 연결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김보나 배우의 안정적인 긴 독백은 이 극에서 하려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들려준다.
극단 바바서커스 2021년부터 이은진, 심재욱 공동 연출가 겸 작가, 배우가 같이 남북 관계, 전쟁과 평화, 분단을 주제로 공부하며 극을 만들고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런 만큼 하려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며 전달한다.
재미있고 영리한 좋은 연극이다.
이은진 심재욱 공동 연출, 작
이명은, 김보나, 최시아, 김성태, 박성민, 김필주, 최주연, 연솔이, 이상훈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