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플레이 제작, 김재엽 작, 연출
예술의 기능은 다양하다. 우리가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하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김재엽 작, 연출의 <자본 3: 플랫폼과 데이터>는 우리 생활 속에 너무 깊게 자리 잡아 인지조차 못하는 플랫폼 산업의 그 산업을 잘 돌아가게 하는 데이터의 생성과 사용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즉 쿠팡, 배달의 민족 등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삶에 들어와 노동자의 권리를 파괴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21세기, 우리 몸의 일부가 틴 스마트 폰을 통해 우리에게 찾아은 각-이코노미(Gig-Economy)! '노동자'라는 정직한 이름은 사라지고, 파트너라고 불리는 라이더와 드라이버가 등장했다!
마이스터고등학교를 다니던 늘찬은 재학 중 기업 실습을 나간다. 여기서 자신의 전공인 프로그래밍 대신 소시지를 빵 속에 넣는 일을 하고 급기야 베프는 이 일을 하다 노동 현장에서 죽는다. 이 일로 늘찬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라이더 유니온의 리키를 만나 플랫폼 노동자가 된다.
한편 데이터 프로그래머 애니는 얼굴인식 인공지능을 만들다가 해외입양 된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이 데이터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데이터 불균형을 깨닫고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 애니의 대학동기이자 한국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잘 나가고 있는 마틴 유는 디지털 미디어 편집국장 마상석의 유튜브 채널 <플랫폼 TV>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다. 기자 소은은 리키의 제안으로 라이더와 AI의 대결을 취재하며 플랫폼 노동자가 처한 현실의 부당함을 전하려고 애써 보지만....
연극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문제와 데이터 사용의 문제를 병렬로 두고 이야기한다. 두 사건을 하나의 큰 시대 흐름에 두고 영리하고 촘촘하게 문제를 제시한다. 김재엽 연출은 전작 <한남의 광시곡>에서도 한국 페미니즘 역사 100년을 이야기하므로 연극의 사회적 기능 보여주었다.
<자본 3: 플랫폼과 데이터>를 통해서 플랫폼과 데이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본과 노동의 모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압축적인 이야기, 단순한 무대에 드림플레이의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성의 있는 연기, 영상의 적절한 사용으로 110분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만약 쿠팡과 배달의 민족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소셜 채널을 이용한다면 이 연극을 보며 시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태도를 장착해 보길 바란다. 그렇다고 연극이 교조적이거나 꼰대스러운 것은 아니다. 보고 나오며 두 번째 관람을 예매했다.
24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상연된다. 추천한다.
#savvy_play_2023 #연극 #드림플레이테제21 #김재엽작연출 #김세환배우 #이소영배우 #김원정배우 #백운철배우 #이태하배우 #정유미배우 #연우소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