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어떤 모습인가? 연극 <고도>

by 소행성 쌔비Savvy

연극 <고도>


인류가 생겨난 이후 전쟁이 없었던 때가 있었던가? 아니다. 없었다. 당장 지금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를 죽이고 있지 않은가. 연극 <고도>는 바로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며 예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대는 내전 상황의 보스니아. 전쟁 중이지만 한 극단에선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배우와 스텝은 준비한다. 배우 고고는 전쟁 중에 다리를 하나 잃었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은 남아있다. 그러나 전쟁 중 아이와 아내를 잃어 술로 시간을 보낸다. 디디는 이번 극을 마지막으로 연극을 그만 둘 생각이다. 마지막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날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고고의 아내가 임신한 채로 극장에 찾아온다.


희곡은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고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해 수잔 손택이 전쟁 상황에 <고도를 기다리며>를 올린 실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었다. 이 희곡을 임정혁 연출이 각색해 무대에 올렸다.


연극은 멋을 부리지 않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쏟아낸다. 희곡의 힘은 좋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배우들은 전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의 상황에 있는 이들의 아픔을 열연으로 표현한다. 80여 분 남짓한 시간 동안 전쟁에 대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눈물도 제법 난다. 소설이 그렇듯 연극도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세상으로 날 이끌고 가서 나를 조금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오늘, 전쟁에 대한 내 생각도 이 연극으로 인해 조금 깊어졌다.


임정혁 각색 연출, 출연 원완규, 서민균, 변혜림, 권나영

제작 극단 동숭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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