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다 무서울 순 없다. <당신에게 닿는 길>
이 연극의 장르는 공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가 본 연극 중에서 가장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국립극단의 창작공감 연출, ‘기후 위기’에 선정된 한민규 연출은 관객들에게 기후 위기를 쉽게 그리고 감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의 이 의도는 성공했다. 나는 이 연극을 통해 기후위기를 매우 무섭게 느꼈고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2023년 작가는 기후위기 연극을 준비하던 중 각 분야 전문가 및 당사자들과 인터뷰하며 기후위기를 감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연극 소재로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 소통 채널에 들어간 작가는 가라앉는 섬마을과 불특정 다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선주민 이안을 보고 그의 간절한 요청에 약속을 한다.
작가는 과거의 존재와 현재의 목소리를 마주하며 이안과 한 약속을 지켜나가기로 한 걸음씩 다가가며 20년 후 종말 앞에 마주한 현실 속에서도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은 매우 휘몰아치듯 관객을 기후 위기가 가져올 수 있는 극단의 상황에 내몰며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인지시킨다. 알면 분노해야 하고 보았다면 바뀌어야 하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못했고 결국 기후 위기로 인해 멸망할 것임을 이야기한다.
다소 설명적이고 관념적이었지만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돌려 말하지 않는 패기가 좋았다. 배우들의 적절한 연기도 음향도 좋았다. 국립극단의 실험과 도전이 늘 고맙다.
한민규 작연출
양은숙 안무
유다미 무대
우범진_작가 役 김범진_삼촌, 배우 4 외 役 김시영_배우 1, 환경운동가 외 役 이다혜_이안, 배우 3 役 이상은_과학자, 잔상 5 외 役
이수연_아이, 배우 2 외 役 전정욱_노숙자, 배우 6 외 役 조승연_대기과학자, 배우 5 외 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