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러브 앤 인포메이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소셜 채널을 본다. 그러다 귀여운 고양이에 대한 짧은 영상에 빠져 한참을 의미 없는 영상을 들여다보다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현타를 맞는다. 연극 <러브 앤 인포메이션>은 바로 이런 내 현타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정보가 의미를 가지려면 맥락과 연결이 있어야 한다. 유행처럼 번지던 트위터는 뉴스를 퍼트리고 소문을 양산하긴 했으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랑과 정보라니? 사랑하는 연인이 그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다 지난 사건에 대한 기억을 꺼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기억에 대한 옳고 그름으로 사랑을 확인하거나 변했다 말한다. 그런데 그게 맞을까? 조각난 기억이 잊지 않는다고 사랑이 변했다 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많이 보는 짧은 영상들도 재미는 있지만 의미를 건지긴 어렵다. 연극은 바로 이런 지점을 얘기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수많은 숏츠 혹은 트위터나 스레드의 피드를 무대에 올려놓은 것이다.
다섯 명의 배우는 총 70개의 별개의 이야기를 한다. 어떤 이야기는 핵심이 나오기 전에 끝나고 어떤 이야기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수 없다. 부조리극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이야기는 있지만 서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연극 역시 70개의 이야기가 90분 동안 진행되니 어느 순간 졸음이 몰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재미도 의미도 있는 연극이었다. 무엇보다 같은 포맷이 반복되어 지루할 수 있는 연극이지만 다섯 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다양한 캐릭터 연기가 참 좋다. 이런 연극은 역시 배우의 연기가 받쳐주어야 견딜 수 있다.
연극만이 해낼 수 있는 이야기라 좋다. 너무 의미 부여하지 말고 보아라. 숏츠나 릴스보듯 보아라. 보다 졸리면 살짝 졸아라. 아무 지장 없다. 그런데 보았다면 나의 소통법을 생각해 보자. <by 혜자>
카릴 처칠의 2012년 작품
진해정 연출 조은비 조연출 김수아 번역
출연 권은혜 권정훈 성수연 이주협 황은후
#커튼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