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고래 작품
가부장세대의 작가이자 연출가 홍예성과 연극계 페미니스트 대표주자 이해원. 두 연출가는 젠더와 세대 간의 소통의 부재를 다룬 신작 공연을 공동 연출로 준비한다.
한편, 극단 상어 단원들은 양자역학을 공부하며 워크숍을 통해 공연을 준비한다. 상어 단원들은 홍예성 대표가 준비하는 공연의 주제와 공동 연출이라는 소식에 걱정이 앞서지만, 신작 공연 스터디에 참여하기로 결정한다.
연습실에선 예상했던 대로 두 연출의 격렬한 논쟁으로 가득 차고 단원들은 작업 과정도 순탄치 않다. 결국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에 답답함을 느낀 이해원이 작품에서 하차를 선언하며 갈등은 폭발한다.
극단 고래의 신작 <우리>는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우고 세대 갈등과 소통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극은 고래의 대표이자 상임 연출 이해성과 성폭력반대연극인 행동 대표이자 연출가인 홍예원의 공동 창작/연출 작품이다.
극은 페미니즘을 주제로 두 연출가와 조연출, 드라마 터그가 벌이는 난상 토론이 한 축, 극단 상어 단원들의 스터디를 겸한 워크숍이라는 또 다른 한 축으로 진행된다. 단원들은 비교적 가벼운 태도로 공동의 과제를 수행해 가려 노력하지만 연출가 라인 그렇지 못하다. 매 회의 삐걱거리고 입장차와 온도차를 좁히지 못한다.
이는 실제 소통을 하겠다고 시도하는 모든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큐멘터리처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날 것 그대로의 현장성은 보는 이를 피로하게 한다. 게다가 등장하는 캐릭터는 너무 정형적이다. 페미니스트로 대표되는 여성 연출가의 모습은 50대 남성 연출가의 뇌리에 박힌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려져 호감을 갖기도 그의 말에 동의하기도 어렵게 한다. 페미니스트는 저렇게 매사 날이 서고 공격적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극에서 연출가와 단원들은 관객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이 점이 가장 궁금하다.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 아닌가? 모든 연출가와 배우들이 그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극을 만든다면 나 같은 관객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고 부담스럽더라도 우리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해서라도 보았으면 한다. 딸을 이해하려는 아빠와 야무진 딸,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과 그들의 여사친이 같이 보라도 참 좋겠다. 극단 상어가 그렇듯 우리도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 말이다.
제작 극단 고래
대표집필 이해성
연출 이해성 홍예원
출연 정나진 박윤선 한아름 사현명 안소진 박형욱 구한나 손아진
드라마터그 남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