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연극 <베키 샤>

by 소행성 쌔비Savvy

최근 지나 지온프리도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를 보았고 이전엔 <환희 물집 환상>도 보았다. 오늘 본 <베키 샤, Becky shaw>는 이 두 작품보다 먼저 쓰였고 2009년 퓰리쳐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까지 올라간 작품으로 인간의 도덕적 모호성과 상실을 다룬 코미디다. 미국의 코미디적 요소는 우리 공연에선 상당 부분 제거되었다.


연극은 로드 아일랜드, 뉴욕, 보스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수잔나는 아빠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지만 엄마는 벌써 새 남자 친구가 생겼다. 모녀의 재정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은데 이 집안의 양자인 맥스가 관리를 해줘 그나마 유지되는 상황이다.

수잔나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참여한 스키 캠프에서 앤드류를 만나고 만난 지 4개월 만에 라스 베가스에서 결혼한다. 그리고 이들은 맥스와 베키의 소개팅을 주선한다. 이 소개팅은 모든 불운의 시작이 된다.

35살에 임시직을 전전하는 베키는 지나치게 격한 감정틀 가졌고 이에 반해 맥스는 계산적이며 감정에 초연하다. 둘은 맞지 않지만 첫 데이트에서 사건이 터져 얽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이로 인해 수잔나, 맥스, 베키, 앤드류의 묘한 관계가 수면에 떠오른다.


베키는 약자로 등장하지만 결코 약자가 아니며 멕스의 잔인한 현명함 뒤엔 깊은 상처가 있다. 앤드류의 친절함도 정상적이라 말할 순 없고 수잔나의 맥스에 대한 의존은 남매 이상의 감정이다.


연극은 저마다의 상처를 날카로운 대사로 쏟아내며 직면하게 내어놓는다. 그리고 그 사이엔 조종함과 당함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누가 누구를 조종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베키 샤>는 인간 내면의 상처와 상실에 대해 아주 깊게 이야기하는 수작이었다. 그러나 너무 납작한 연출, 대사 전달이 되지 않는 일상어 연기는 극에 몰입하기 어렵게 했다. 조금 더 나은 연출과 원작의 코미디 요소가 돋보이고 보다 잘 갖춰진 무대로 다시 보고 싶은 연극이다.


제발 연극 보면서 대화 나누는 관객 좀 없었으면 좋겠다.


케이씨어터컴퍼니 제작

지나 지온프리도 원작

김원익 연출

출연 오늘 이안 김석환 이음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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