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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Nov 23. 2023

연극 <휴대폰이 죽지 않아> 김시유 배우의 1인극


관객에게 1인극은 도전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극 내내 한 명의 배우에게 의지해 보는 재미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나 배우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없으면 선택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해도 혼자서 무대를 채우고 이끌며 연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정복하는 것이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1인극의 매력이다. 그런 점에서 김시유 배우는 탁월하다.


연극 <휴대폰이 죽지 않아>는 제목이 이야기하듯 현대인의 필수품 휴대폰과 관련된 내용이다. 건설회사 대리 상수는 갑자기 퇴사한 상사대신 회사에서 신축 중인 바닷가 호텔의 안전 보고서를 수정한다. 대리가 맡기엔 큰 일이지만 승진의 기회가 올지 모르니 기쁜 일이다. 동시에 11년간 사귀던 여자 친구와 결혼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일 때문에 결혼식 준비를 혼자 하게 된 여자 친구에게 전화로 시달림을 받는다. 출장지에 있지만 팀장의 업무 독촉도 끊이질 않는다.

이런 그가 소셜에서 영웅이 되었다. 태풍이 치던 어느 날 급류에 휩쓸린 행인을 구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찍어서 온라인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런 영웅적인 행동이 직장인인 그에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주인공의 영웅적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소환된 엄마의 직업, 연결을 위한 배달 기사의 등장이 다소 지루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채운다. 배우는 주인공이며 화자인 상수, 배달 기사, 여자 친구를 비롯해 뉴스 앵커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한다. 따라서 배우의 팬이라면 정말 홀딱 빠져서 볼 만하다. 김시유 배우는 몸을 던지며 열심히 그리고 잘 연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가 본 극장 공간 서로는 작아도 너무 작은 극장이었다. 배우 동선 확보에도 위험해 보일 지경이었다. 프로그램이 ‘작은 무대’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극장이 물리적으로 이렇게까지 작아도 되나 싶었다. 객석은 채 30석이 안 되어 보였다.


<휴대폰이 죽자 않아>는 극단 꼴의 대표이자 연출가 손현규 작품이다. 손현규 연출은 김시유 배우의 매력을 확실히 간파했다. 그가 연출한 <돈>은 김시유 배우 1인극이며 <BAE: before anyone else 어느 누구보다 먼저>은 김시유 배우가 주연이다. 그가 이끄는 창작 잡단 꼴은 지금 이 시대 우리의 고민을 연극적으로 잘 표현해 해석한다.


<휴대폰이 죽지 않아>는 12월 3일까지 서촌의 공간서로에서 상연된다. 1인극의 매력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추천한다. 딕션도 연기도 몹시 좋은 김시유 배우의 연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의 공연 관람은 #내돈내산 이다. <by 혜자>


손현규 연출

이민구 작

출연 김시유

무대 유주영

음악 전준규

영상 김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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