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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Dec 09. 2023

국립창극단의 대실망 프로젝트

작창가 프로젝트

국립극장 <작창가 프로젝트> 시연회


새로운 작창가를 만날 기회라 설레는 마음으로 국립극장에 갔다. 작창가들은 신인에 가까웠지만 이들과 같이 한 극작가들은 10년 내외의 내공이 있는 잘 쓰는 작가였고 연기는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맡았기에 기대를 해보아도 좋겠다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실망 프로젝트였다.


가장 큰 문제는 작창의 방향이었는데 창극이 자꾸 뮤지컬화되는 것 같아 무척 아쉬웠다. 즉, 이런 음악이라면 굳이 소리꾼이 연기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판소리 좀 배운 뮤지컬 배우가 해도 되지 않나? 왜 소리꾼을 이렇게 소비하는지 모르겠다. 작창가의 음악적 기본이 우리 음악이었을 텐데 왜 자꾸 뮤지컬로 가려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는 고전을 토대로 이야기를 찾는다 해도 그렇지 왜 다 동화였나? 그나마 <두메>는 좀 나았다. 혹시 아동용 창극 개발이었는데 내가 이해를 잘못하고 간 것이었을까? 아동극이라도 그렇지 극작에 시대를 반영한 새로움도 없어 정말 기가 막혔다. 극작가들에게 창극은 이렇게 구태의연한 장르였을까? 금도끼 은도끼라니….


가장 큰 문제는 자막이 없었다면 이들이 하는 소리를 이해하지 못할 뻔했다. 극이다. 노래든 소리든  대사든 의미 전달이 되어야 하는데 왜 자막 없이는 배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분간할 수 없었을까?


새로운 작창가를 키우겠다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선 매우 응원한다. 시연회라 다소 부족한 것도 이해한다. 내 마음엔 차지 않지만 짧지 않은 시간 고민했을 창작자에겐 고맙다.


문제는 방향이다. 우리 창극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이다. 자꾸 뮤지컬화 되는 것을 경계했으면 한다. 창극을 보러 갔는데 창극의 무엇을 본 것인지 헷갈리게 않게 해 줬으면 좋겠다.


국립극장이 하는 작업이기에 이런 바람을 하는 것이다. 국립이라면 더 공부하고 더 실험해도 되지 않을까? 지금 세워진 창극의 방향이 백 년 이백 년을 인도해야 할 테니 당장 객석을 채우는 것보다 다소 낯설고 더디더라도 창극이 가야 하는 방향 제시를 해주었으면 한다.


이 와중에 <두메>는 좋았다. 소리꾼이며 작장가인 이봉근을 기억하려 한다.  


#국립극장 #국립창극단

 #작창가프로젝트 #작창가 #창극 @ntong_n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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