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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Dec 31. 2023

도대체 왜 우린 집에 이렇게 집착할까?

연극 <집집 하우스 소나타>


월드컵이 한창인 2002년 박정금은 난지도 판자촌에서 나와 간신히 임대주택에 입주한다. 여기서 계속 살기 위해선 소득을 숨겨야 하여 교회 집사님이 이를 돕는다. 아들이 있지만 생계 보존에 도움이 안 되는 존재라 박정금은 이 집을 꼭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2021년 연미진은 약간의 편법을 써서 박정금이 살던 집에 입주한다. 편법을 써서 입주해 혹시 들킬까 아슬아슬 마음을 졸이는데 혼인신고만 하고 따로 사는 남편은 완전히 미진의 편이 아닌 것 같다. 연극은 박정금과 연미진의 집에 대한 애착과 소유하려는 마음을 그린다.


어떻게 그런 곳에 사냐 할만한 환경이라도 누군가에겐 위안이며 더없는 안락처이다. 대단치 않은 그 안락함을 지속하기 위해 약간의 거짓말과 편법을 동원해야 할 만큼 가지기 어렵다. 이제 결혼한 연미진은 20년 전의 박정금보다 조금 나아 보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박정금의 아들은 장애등급을 받아 그의 힘이 되지만 연미진의 남편은 마음을 보태주지 않아 그녀의 소망은 그릇된 욕심이 된다.


극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설명이 많은데 꼭 필요한 설명은 슬쩍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박정금과 집사와의 관계가 좀 애매하게 설명되어 미루어 짐작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임대주택의 주민으로 고도비만이나 알코올 중독자를 캐릭터를 잡는 것은 일종의 편견 재생산 같아 다소 불편했다.

황정민 배우의 연기는 뛰어나고 박소연 배우의 에너지는 극에 활력을 준다. 여기에 정은경 배우의 살아있는 듯한 동네 오지라퍼 아줌마 연기는 지루함을 막고 극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


2020년 하반기 즈음부터 연극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제야 연출가의 색깔, 극단의 특성, 극장 별로 선호하는 극, 몇 개의 기획 공연들이 분간이 된다. 내 눈에 이성열 연출은 매우 교과서적인 정통파 극 해석 연출가로 보인다. 그래서 고전과 큰 무대 연출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savvy_play_2023 #연극 #집집하우스소나타 #연극리뷰 #대학로연극


이성열 연출 한현주 작 극단 백수광부 제작

황정민, 민해심, 박소연, 심재완, 이산호, 정은경, 민병욱, 이형우, 김동이, 박진영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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