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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속 깊은 여행 연극 <무라>

하수민 작연출, 김홍파 서동갑 출연

무라,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혹은 밥 많이 무라.


한 해 마지막 공연으로 맞춤한 작품였다. 뛰어난 희곡에 놀라고 담백하지만 깊은 연출에 손뼉 치고 배우들의 에너지와 성의 있는 연기에 감동했다.


틈만 나면 집을 나가 노숙을 자처하는 이버지를 만나러 아들 수동이 길을 나섰다. 수동은 어쩐지 기운이 없다. 수동은 아버지 동수를 만나 성질을 내다 갑자기 여행을 제안한다. 자신들이 살아온 흔적을 찾아다녀 보자고 하고 아버지도 선뜻 길을 나선다. 둘은 난생처음 같이 잠을 자고 눈을 마주치며 얘기를 나누고 부자의 통과의례라는 목욕도 같이 하며 서로에게 어려웠던 이야기와 추억을 꺼내며 울고 웃는다. 영화로 치면 일종의 로드 무비다.


분위기가 훈훈한 부자간의 여행은 일종의 판타지다. 누구나 꿈꾸지만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그리고 그 끝이 훈훈하기는 더 어렵다. 연극에선 그것을 이뤄내며 아버지의 떠돔은 막을 내린다.


<무라>는 하수민 연출의 떠돔 3부작 중 한 편으로 실제 연출이 아버지와의 여행을 희곡으로 담았다고 한다. 단, 어머니의 익사 사건은 허구다. 두 남자 배우가 꾸미는 무대는 참 슬펐다. 서동갑 배우는 웃으면서도 울고, 울면서 더 울었다. 그 울음이 너무 깊어 보는 이도 절로 눈물이 났다. 김홍파 배우는 에너지가 너무 좋아 노령의 배우들에게 가졌던 선입견을 잊게 했다. 3부작을 다 보지 못한 게 약간 후회되었지만 즉각반응 하수민 연출이 서울연극제에 어머어마한 작품을 들고 나온다니 기다려야겠다. <by 혜자>


연극이 끝나고 동네친구(였던) 임세미 배우의 소개로 두 배우와 인사를 나눴다. 세미 씨를 만난 것도 좋았는데 두 배우에게 인사를 전한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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