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병아리 콩을 삶았다.
어젯밤부터 불리기 시작했고 아침에 삶았다.
불린 콩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조금 넣고, 끓으면서 생기는 거품을 걷어냈다. 물이 끓기 시작해 10분 정도 지나니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 불을 껐다. 익은 콩을 하나 집어 먹었다. 살짝 짭짤하고 무척 고소하고 말캉했다. 냉장고에 두고 밥 지을 때 넣어야겠다.
사과를 잘라먹었다. 살을 발라내 일자가 된 사과. 난 사과의 씨앗이 붙은 이 부분을 먹지 않는다. 내가 이 부분을 버리자 어떤 분이 ‘과일을 별로 안 좋아하는군요’라고 했다. 딱히 즐겨 먹진 않지만 안 좋아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냥 단번에 뭔가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냥 저 부분을 발라 먹는 게 귀찮을 뿐이다.
마당의 매화 가지를 조금 잘라 마루에 뒀다. 꽃을 조금 일찍 볼 것이다.
참 아침엔 눈뜨자마자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이란 다큐를 보았다. 남편이 틀어서 시큰둥하게 보다 벌떡 일어나 각 잡고 보다 결국 틀어 버렸다.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참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