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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고 즐기는 보령 재래시장

보령 한 달 살기_보령 5일장과 풍년집국수

구도심, 이 표현보다는 원도심이란 표현이 좋겠다. 어느 도시든 원도심엔 시장이 있다. 서울조차도 원도심 종로는 시장 거리 아니었던가. 보령 역시 그렇다.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대천천 위로 난 다리를 건너면 원도심이다. 보령은 3, 8일이 장날이라고 한다. 원도심의 재래시장은 늘 열려있지만 그래도 5일 간격으로 서는 5일장에 익숙한 어르신들은 장날에 맞춰 장에 나오신다. 장날에 맞춰 나도 시장에 갔다.


보령 원도심엔 중앙시장, 동부시장, 한내시장 등이 모여서 큰 시장이 형성되었다. 각 시장 별로 분명 특성이 있겠지만 짧은 방문으론 구별하지 못했다. 보령의 특산물인 김을 비롯한 건어물 상점, 채소 상점, 생필품 상점이 있다. 농기구와 바다 일에 필요한 다양한 기구를 파는 상점, 채소 모종을 파는 상점 등이 도시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시장을 한 바퀴 돌며 봄나물을 샀다. 가죽나무 순이 좋아 만 원어치를 사니 덤을 듬뿍 주셨다. 나는 시장에서 가격 흥정을 하지 않는다. 어려서 엄마 따라 시장에 갔을 때 엄마는 시장 어르신들께 물건 사며 가격 깎지 말라고 하셨고 난 그 말을 여태 실천한다. 가끔 서민 코스프레하는 정치인들이나 유명인이 재래시장에서 물건 사며 가격 흥정하며 깎는 모습도 보기 싫다. 백화점에서 훨씬 비싼 물건을 살 땐 돈을 척척 낼 거면서 재래시장에선 악착같이 물건 값을 깎으려는 그 마음이 싫어서다. 덤을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는다. 물론 주시면 감사 인사를 드리고 받는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중앙시장의 <풍년집국수>에 갔다. 잔치 국수 한 그릇에 4,000원.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를 들으며 식당에 앉아 주방이며 식당 주인을 살펴보았다. 모든 것이 반질반질했다. 이렇게 정갈하면 맛이 좀 떨어져도 좋다. 그런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멸치로 낸 국물의 잔치국수다. 다만 보통 잔치국수보다 면이 조금 더 두껍고 이것저것 고명대신 깨가 수북이 얹어졌다. 김치도 직접 담근 김치다. 좋다. 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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