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보령, 오래된 백반집 양대 산맥

서부식당과 인정식당

보령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없으나 웬만한 음식이 다 맛이 좋다. 무엇보다 웬만한 분식점에서조차 김치를 직접 담근 것을 내준다.


보령에 사시는 강학서 선생님은 ‘보령은 미식도시다. 다른 지역들처럼 대표음식은 없다. 왜냐하면 모두 맛있기 때문이다. 산. 들. 바다. 섬에서  식자재가 넘쳐난다.

특히 오석이 갈아져 만들어진 천혜의 뻘밭과 수천 종 수산생물의 먹이사슬로 이루어진 어패류 등 수산동식물은 다른 지역의 식재료와 맛과 향의 차이를 만든다.

서해. 남해. 동해의 맛도 다르지만 같은 서해라도 전 세계유일하게 오석광의 보령뻘밭의 식자재는 천하제일 세계제일이다.‘고 설명한다.


보령에 사는 동안 내가 반한 음식점은 백반집이다. 주문을 받으면 한두 가지 반찬을 새로 하여 내주고 다 김치 맛이 좋았다. 이쉽게도 두 집 모두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소개하는 두 식당은 모두 보령 원도심에 있고 40년 이상 된 백반집이다.


된장찌개 맛집 동부시장 내 <서부식당>

일상의 평범한 밥상을 내놓는 식당이 점점 귀하고 소중해진다.

보령 동부시장 안에 있는 <서부식당>도 그런 밥집이다. 40년 동안 밥집을 하고 계신 주인 어르신은 한 때 하루 이백 명 이상에게 밥을 해 먹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인 내외가 작게 운영하고 계신단다. 조용하던 밥집에 허영만 씨가 다녀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약간의 곤혹을 치루기도 했지만 여전히 힘닿는 대로 밥을 해 내놓을 수 있어 감사하고 좋다고 하셨다.

혼자 주문받아 바로 음식을 해내느라 손님이 기다리는 일이 잦아 미안하지만 차려두고 내줄 순 없는 게 또 주인의 마음이다. 진한 된장찌개, 막 부친 두부와 계란말이, 제철 나물과 김치 등 더 이상 소박하다고 말할 수 없는 정성 가득한 한상을 받았다. 남편 분이 농사지은 채소오 만든 반찬과 보령의 해산물이 적절히 차려진 지역 밥상이다.

가게가 오래되어 종일 앉을 시간 없이 쓸고 닦아도 깨끗해 보이지 않는 것도 미안하시다는 말씀에 마음이 살짝 무거워졌다. 이렇게 나이 든 어르신들만이 그 지역의 소박하지만 귀한 밥상을 지키고 계신다. 세련되진 않지만 이런 따듯한 마음의 밥상 정말 귀하고 귀하다.


원도심 모텔촌 강자, 아침 전문 <인정식당>

난 잔치 음식이나 관광지 음식, 파인 다이닝보다 밥과 국 김치와 반찬이 맛있는 백반이 좋다. 여긴 보령 원도심, 한 장소에서 40년간 운영되는 아침 백반집 <인정식당>이다. 부들부들 아욱국이 유명하다. 미역국 김칫국 콩나물국도 있다. 새벽 4:30부터 낮 1시까지 운영한다. 밥은 직접 퍼 먹어도 된다. 주문받으면 바로 부쳐주시는 계란말이 좋다. 해장 식당으로 최고다.

매거진의 이전글 국내 최장 해저 터널, 대천항-원산도 간 보령해저터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