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악은 있는가? 연극 <하얀 충동>

동명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각색한 작품

by 소행성 쌔비Savvy

‘덴조 학교에서 스쿨 카운슬러로 일하는 지하야에게 고등학교 1학년 생 아키나리가 찾아온다. 마침 이들이 사는 지역에 15년 전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이리이치가 복역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역 주민들은 절대로 그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농성을 벌이고, 평소 ’ 포용과 공생‘의 중요성을 주장하던 지하야는 고민에 빠진다. 살인과 범죄의 충동을 갖고 있는 자들과 우리는 과연 공생할 수 있는가, 우린 그들을 어디까지 포용할 수 있는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와의 공생은 가능한가?’_프로그램 설명


연극을 보면서 감정이 여러 차례 요동쳤다. 개선 불가한 절대 악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그 악과 공존하고 포용해야 하는가, 배제하고 제거해야 하는가? 이 문제가 제삼자의 문제로 보일 때와 나와 관련된 문제가 되었을 때 그 입장은 천지 차이일 것이다.


관객의 감정의 진동 폭이 큰 것과 별개로 작품은 텍스트 중심으로 시종 차분하게 진행된다. 카운슬러 자하야 역을 맡은 강해진 배우의 선명하지만 차분한 음색의 연기가 낮게 깔리는 음악과 만나면 신기하게도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호철 배우는 서술자를 비롯한 여러 역할을 수행한다. 등장 배우 수를 최소하하여 극에 몰입도를 높인 것인가? 매우 적절하게 느껴졌다. 최근 드라마에 많이 출연한 이강욱 배우는 역시 드라마보다 연극 무대에서 보는 게 더 좋다. 전형적이지 않은 그의 연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우 연출의 스타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감정을 너무 소모시키지 않고 작품이 말하려는 감정에 관객이 다가갈 시간을 준다. 따라서 배우들은 관객이 볼 땐 편안해 보이지만 매우 섬세하게 계산된 연기를 해야 한다. 긴장감이 높은 것이다. 이 연출은 최근 서울시극단 단장이 되었다. 내년 서울시극단 작품 중 <빅 마더>와 <아파트> 작품을 이준우 씨가 직접 연출한다. 특히 <아파트>는 핫한 강훈구 작가가 희곡을 쓰니 놓치면 후회할 듯하다.


무대 예술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움직임보다 대사가 중심이 되는 작품에서 음악은 보이지 않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소설 <하얀 충동> 고 가쓰히로(오승호)

각색 황정은

연출 이준우 @vaedatheater

음악 채석진 @seokjinchae

무대 남경식 @kyoungsik_nam

조명 신동선

출연 강해진 @kanghaejin19 이호철 @thislike_fe 이강욱 @onekangwook

제작지원 네버엔딩플레이 @neverending_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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