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 무엇을 향해 몸을 기울이는가?
어려서부터 한 마을에 살았을 친구들, 이 중 누군가는 돈이 또 누군가는 권력이 있다. 다른 누구는 돈과 권력에 연결되어 좋든 싫든 부대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습관 같았을 폭력이 존재한다. 친구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엔 힘의 서열이 있고 나이가 들며 서열이 바뀌어도 여긴 또 다른 힘이 작용한다.
직원들이 퇴근한 정육식당의 밀실, 스크린 골프장, 기능을 읽어 폐허가 된 나대지 재개발 등 또래 남자 집단이 보여주고 소비하는 놀이와 일상어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여기에 고양이를 잃어버려 애를 태우며 찾는 홍인은 어색하고 낯선 존재처럼 보인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오던 오래된 폭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디를 향해, 어떻게 몸을 기울일 것인가. 가상의 지역 도암읍. 그 중심부를 차지했던 제4 보급단이 젊은 군수 동파의 주도로 이전한다. 군인들이 떠난 빈터에는 길고양이들이 모여든다. 정형사 홍인은 잃어버린 두 마리 고양이를 찾기 위해 전처 서라를 부른다. 이곳에서 고양이를 찾던 중, 자신들의 고양이 한 마리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을 발견한다. 경찰은 도움이 되지 않고, 옛 군기지 터에서는 길고양이들이 계속 실종되거나 살해당한다. 남은 한 마리를 지키기 위해 홍인과 서라는 직접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는 과정과 어렸을 때 이들의 장난이 오버랩되며 폭력으로 맺어진 이 관계가 얼마나 끈끈하고 무서운지 대비된다.
신진호 연출은 “각자가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드러내며, 그로 인해 혼란이 점점 증폭되는 상태를 무대 위에 만든다. ’ 몸을 기울인다 ‘는 것은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지만 완전히 넘어지지는 않는 상태, 즉 균형이 깨졌지만 아직 버티고 있는 상태다. 각 인물은 자신이 믿는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특정한 방향으로 몸을 기울인다. “고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건조하고 차가운 도축실과 고기 덩이, 폐허를 상징하는 압축된 쓰레기 철계단 그리고 지극히 남성적인 소품들은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로 연출된 배우들의 연기와 너무 잘 들어맞았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표현하고 더하고 싶은 이야기는 신체 움직임으로 보여주는데 이 장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연극에 대한 정보 없이 보았다. 심지어 작가도 연출도 누구인지 찾아보지 않았다. 그만큼 요즘 바빴다. 오로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이란 이유로 예매를 한 작품이고 결론은 잘했다 이다. 결이 비슷한 작품을 본 것 같아 기억을 떠올려보니 두산아트센터에서 신진호 연출 김윤식 각색의 <애도의 방식>을 보았다.
김윤식 작
신진호 연출
김상보 유독현 조형래 강혜련 홍성민 박상윤 임솔균
정재우 안무
Shine od 무대디자인
비밀기지 작품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