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걸 선생의 사랑에 관한 가장 차가운 탐구
조중걸 선생의 러브온톨로지를 난 왜 기획했는가?
마흔 살 마흔 한 살, 1년 반에 걸쳐 조중걸 선생님께 서양 철학사와 예술사를 배웠다.
선생님은 대중 활동을 하는 분이 아니셨다. 나는 선생님께 배우고 싶었고, 그래서 사람을 모았다. 열명 남짓의 학생이 모였고, 선생님을 졸랐다. 선생님이 허락하셨고, 우리는 선생님께 서양철학과 예술사 과외를 받을 수 있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일원동의 과외방에 열명 남짓의 나이든 학생들이 모여 두시간 넘게 선생님께 수업을 들었다.
(이 과외는 지금도 학생이 바뀌면서 분당에서 지속되고 있다.)
선생님은 과정에 따라 LP플레이어에 판을 올려 음악을 듣게하시고, 영시를 외게하시고, 가곡을 부르게 하셨다.
선생님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무식함에 혀를 내두르며 기가 막혀하기도 하셨지만 언제나 쉽고 친절하게 우리를 철학과 예술의 세계로 안내해 주셨다.
아무리 어려운 철학이라도 선생님께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 학생들 중에 나는 가장 가장 떨어지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이 수업이 내 인생의 방향을 잡게해주었다. 철학이 무엇인지, 철학을 공부한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조중걸 선생님은 차갑고 냉철하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온정을 갖고 있다.
이 책 [러브온톨로지]는 내가 꼭 선생님께 듣고 싶은 이야기였다.
선생님은 이 책을 불과 보름만에 완성하셨다.
책이 지어지는 데 꼭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란 것을 난 선생님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러브온톨로지]를 읽고
난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부터 자유로와졌다.
조중걸 선생은 차갑고 냉철하게 사랑을 정의하며, 사랑에 대한 나의 분홍빛 환상을 아주 산산조각 내주셨다. 그리고 그를 통해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이야기 해주셨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휘둘려 내 사랑이 사랑인지, 질투인지, 소유인지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물론 책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