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의 제주 맛기행

내맘대로 뽑은 제주의 맛을 지닌 음식점 베스트 6

by 소행성 쌔비Savvy

4월, 제주에 다녀왔다. 3박 4일간.

이름하며, <味親원정단>, 그야말로 맛을 주제로 여행을 하기로 했다.


매일 3~4개의 음식점과 2~3개의 카페를 다녔고 중간 중간 동문모텔, 절물휴양림,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삼성혈도 다녀왔으니 엄청나게 부지런히 다닌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주로 제주시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적지 않은 음식점을 다녔다. 방송에 소개된 곳도 가고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집도 갔다.그리고 내린 결론은 백종원의 추천은 내게 맞지 않았다.


이것도 맛집이냐? 실망 투탑, 구좌상회와 성미가든


대표적인 곳은 <구좌상회>. 이곳의 케익은 정말 엉망이었다. 차라리 설탕 덩어리를 주는게 낫다. 그러나 공간은 이쁘다. 그러니 구좌상회에서는 음식을 기대하지 말고 작지만 이쁜 공간만 기대하면 된다.

또 다른 추천 음식점인 <성미가든>. 이곳에 대한 기대는 컸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맛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모 인사가 엄치척을 한 음식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실망 그자체였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닭샤브샤브 코스는 샤브샤브 육수에 조미가 너무 강했다. 유명해지며 덩치가 커졌고 그로 인해 생긴 문제일 것이다. 사실 제주 닭요리는 굳이 이곳이 아니라도 좋은 곳이 많다. 육지보다 닭의 품종이 더 잘 지켜졌기 때문에 닭이 크고 맛이 있다. 관광객들이 다니는 집은 예외지만 말이다. 모슬포 송악산 가기전에 있던 닭백숙집 <임꺽정>의 백숙은 정말 맛이 좋았다.거의 10년전 일이니 지금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은 음식점_엄마손횟집, 우진해장국, 골목식당, 한라식당, 할머니집


<엄마손횟집>은 연동에 있다. 자연산 회를 취급하고 반드시 예약이 필요한 집이다. 만약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한다면 이집은 가면 안된다. 사교성 좋은 주인 아저씨의 매력이 이집의 필살기이기 때문이다. 회는 말할 것도 없이 맛이 좋다. 하루 두세 팀 정도 받고 낚시 상황에 따라 예약이 안될 때도 있다.


<우진해장국> 맛이 끝내주게 좋고 그런 것보다 고사리라는 제주의 식재료로 만들어낸 점이 참으로 훌륭하다. 사진은 몸국과 고사리 육개장이다. 몸국이야 하는 곳이 많지만 고사리 육개장은 그렇지 않다. 다소 미끈 거리는 식감이 곤혹 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고기 양지와 사태로 육수를 내고 고사리를 오래 삶아 섬유질이 거의 부서지도록 했다. 전분을 사용하여 국물은 다소 되직하다. 맛도 좋다. 좋아. 고사리 육개장을 어디서 먹을 수 있으랴?


<은희네 해장국> 이집은 매주 목요일이 휴일이다. 메뉴는 소고기 해장국 하나. 맑은 국물이 좋다. 서울에서도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소고기해장국이지만 매우 따듯해 보이는 인상의 사장님이 직접 카운터를 보고 서빙을 하며 일하는 모든 분들이 표정이 밝아 인상적인 식당이다. 아마 동네 분들이 술마시고 해장하러 다니며 유명해진 집인듯하다.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하니 전날 술기운을 빼고 싶거든 가보아도 좋다.


<한라식당> 제주시청 후문쪽에 위치한 식당. 한때 무척 유명해 사람도 많았다지만 지금은 주인 할머니가 나이가 많아 다소 그 유명세가 떨어진 듯 보인다. 서빙도 느리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집의 옥돔무국은 정말 끝내준다. 맑은 국물이 달고 달다. 물과 무와 옥돔만 넣어 오래 끓이면 된다고 한다. 특히 무가 맛있는 겨울엔 더 맛이 좋다고 한다. 여름엔 여름 제철 생선인 자리물회가 좋고! 갈치국도 맑고 깨긋했다.


<골목식당> 꿩요리 전문점이다. 지금은 꿩요리보다 꿩고기를 베이스로 육수를 낸 메밀 칼국수가 더 유명하다. 100프로 메밀로 면을 만들어 투박하고 두껍게 썰어 국수를 만들어 낸다. 끈기가 없는 국수는 차라리 숟가락으로 퍼먹는 게 낫다. 국물에 들어있는 무의 단맛이 쌉쌀하고 거친 메밀면을 보완한다. 또 먹고 싶다. 아..꿩구이도 탁월하다. 꿩의 노린내를 마늘이 잡는다. 꿩의 양념 마늘이 석쇠에서 구워지며 단맛을 내고 그 단맛과 꿩고기가 어울린다. 좋다. 좋다. 동문시장 근처에서 50년 정도 이 식당을 유지하였다고 하니 이런 집은 오래 오래 그 명맥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소문난 할머니집> 멸치국수와 고기국수를 파는 집이다. 동네 슈퍼도 겸하는 관광지가 아닌 동네사람을 위한 국수집이다. 제주인근의 멸치로 국물을 내고 돼지고기로 고기국수의 육수를 낸다. 80이 넘는 할머니의 솜씨라 하기엔 믿기진 않을 만큼 국수의 국물이 맑고 맑았다. 이 곳에 들리기 바로 전에 다른 곳에서 맛없는 음식을 먹고 간지라 남길 수 밖에 없었는데도 이 집의 맑은 국수 국물이 생각난다. 제주시 조천읍에 있다.


그리고 ,

1. 블로거들과 방송이 말하는 제주 맛집은 향토색은 빠진 그래서 제주 맛집이 아닌, 그냥 평범한 서울의 식당과 다르지 않음.
2. 빵집과 커피집이 엄청나게 생겼고 유명세를 타는 집이 많아졌지만 맛은 그냥 평범. 정말 잘했다면 서울에서 성공했겠지란 생각이 들었음.
3. 제주 이 곳 저 곳에 자본이 또아리를 틀어 점점 흉물스러워지고 있음. 멋을 낸 가게들은 그저 그런 카피물들였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는 아름다웠음.

3박 4일간 내가 먹고 자고 마신 비용은 57만원 정도였다. 숙소는 신라스테이였고 차량은 K5 렌트, 넷이 여행을 하니 여러모로 좋았다. 항공은 마일리지로 해결했고 면세점에서 추가로 조니워커 블루라벨은 한병 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결혼하면 다 변해요. 당신도 변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