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술상, 그리고 우리가 나눈 이야기

여보, 우리 죽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소망 찾기

by 소행성 쌔비Savvy


어제 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며 소맥을 여러 잔 마시고 집에 갔다. 남편은 나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며 저녁이 부실했다며 방어회와 소주를 사 들고 왔다.

매일 다이어트 중인 나를 위해 술잔을 한 개만 놓은 남편은 '왜 내 잔은 없냐"는 나의 욕부터 들어야 했다.


뉴스를 보며 술을 마시다 영화를 한편 보기로 하고 고현정과 이재욱이 주연한 영화, 호랑이 어쩌고(제목도 못외움)를 골랐다.

우리의 술자리는 이 영화때문에 욕과 욕이 오갔다. 도대체 영화가 뭘 말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연출은 왜 이리 후지냐, 연기자들은 왜 연기를 발로 하냐, 고현정만 혼자 연기를 한다 뭐 등등였다. 그래도 성북동 거리가 나와 반갑긴 했다.

욕을 하면서도 인내심을 발휘하여 끝까지 영화를 보려했으나 반쯤 지나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합의를 하고 유료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TV를 껐다.


영화를 끄고, 우린 늘 그렇듯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며 두번째 소주병을 열었고 안주가 부족해 계란말이도 하나 더 했다.

그러다 "여보, 우리 돈 생기면 아무 일 하지 말고 놀러 다니며 그 돈이 다 떨어지면 둘이 죽으면 어떨까?"라고 내가 물었고,

남편은 "그것도 괜찮네"라고 답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젯밤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운동을 마치고 출근하는 길엔 정말 돈이 생기면 남편과 한 일년쯤 조금 낯선 곳에서 일체의 먹고 살기위한 일하기를 멈추고 살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하다. 물론 난 지금도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고민만 하며 사는 나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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