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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산동네의 단독주택이었나?

2016년 5월, 우리가 단독주택을 선택한 이유

그러니까 우리 부부가 집을 구할 때 세운 원칙은 단순했다.
예산과 환경 그리고 우리의 취향 반영.
좁아도 된다, 우리의 취향이 반영된다면 괜찮다.
그리고 구한 집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용면적 만한 땅에 집과 마당이 모두 들어 있다. 그러니 얼마나 작을까?
작은 집에 맞춰 우리 삶은 얼마나 단순해질까?
없던 마당과 옥상이 생기니 그에 따라 우리 삶은 얼마나 풍성해질까?
뒷문만 나가면 그대로 숲속이니 우리 삶은 얼마나 건강해질까?

집을 사면서 남들은 고생도 많이하고 사건 사고도 많이 당한다던데 우린 비교적 모든 문제가 수월하게 풀리고 있다.
심지어 현재 집주인은 중도금을 내고 현 세입자만 나가면 공사를 시작해도 좋다고 하셨다. 잔금치루고 공사하는 동안 어디 원룸같은 곳에서 두어 달 지낼 생각였는데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공사 비용도 걱정였는데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에서 지원하는 금융상품도 있다니 또 얼마나 다행인가?(이것은 조건을 갖추지 못해 포기했다.)

물론 여러 도움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고 결정하는 데 쉽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출도 알아봐야 하고, 여러 어려운 조건에서 공사도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엄두내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나쁜 대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우리 부부의 선택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린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창밖에서 바로 문밖에서 만날 수 있고, 밤이면 환상적인 서울시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대가 높아 출퇴근시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해야한다.
장보기도 수월찮을테니 구매하는 물건도 줄어들 것이고, 손이 많이 가는 단독에 살게되니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살 동네는 성북동이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6번 출구 앞이 아주 좋다.
술집도 많고 작은 포장마차도 많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국수집도 많다. 길건너엔 나폴레옹 제과점도 있고 스타벅스도 있다.
가파른 산꼭대기 끝집이지만 뒤에 대사관저들이 많아 치안도 좋다.

편리함 몇 개를 버리니 헤아릴 수 없는 이로움이 우리 부부에게 왔다. .

<위 사진은 우리가 살게 될 집의 전망과 뒷문으로 나가면 만나게 되는 숲속 길 3년 전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현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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